"잊지 않을게"…'생일' 설경구X전도연, 의미있는 재회 [종합]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설경구와 전도연이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후 18년 만에 '생일'로 만났다.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생일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설경구, 전도연과 이종언 감독이 참석했다.

감독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이 생일 모임에 대해 "2014년 4월 16일에 있었던 일에 대해 우리는 다 안다. 2015년에 봉사를 하려고 안산에 갔다. 안산에는 여러 단체 활동가들이 유가족들을 돕는 단체들이 있었는데 치유공간 이웃이라는 곳이 있었다. 설거지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는 일들을 도와드렸는데 그곳에서 아이 생일이 다가오면 엄마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을 봤다. 생일 모임을 열었고 그 모임을 함께 했다"라며 작품이 나오게 된 계기를 전했다.

또 이종언 감독은 "내가 어떤 장면들을 쓰고 표현하는데 그게 나의 해석이 개입될까봐, 거리두기가 가장 어렵고 고민이 많았다. 항상 한 걸음 물러나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싶어 했다. 오해의 해석이 들어갈까봐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이제 충분히 고민을 다 한 것 같다고 생각했을 때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유가족 분들과 통화를 했던 기억이 났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아이를 잃은 엄마 순남 역을 맡은 전도연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가장 많이 울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내가 그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다. 촬영을 하며 순남을 연기하면서 느낀 건, 함께 기억하고 슬픔을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촬영을 할 때는 그런 부분들이 보여서 위안이 됐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아이를 잃은 아버지 정일 역의 설경구는 "내가 이 영화를 할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닥쳤다. 일정 상 절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는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냥 해야됐고,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벌써 이 영화를 만들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일정 정리를 급하게 해서 다른 영화 촬영을 끝내고 이 영화에 들어가게 됐다"라며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라고 하지 않나. 벌써 5주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마음 속 깊숙이 공감했고 같이 슬퍼했다. 온 국민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참사라고 생각한다. 참사 당사자는 온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마음 깊은 곳의 이야기를 끌어냈다.

또 이종언 감독은 "처음에는 다가가기 조심스럽고 어려웠는데 오히려 다가와주셨다. 들으면 들을 수록 더 얘기했다. 계속 이야기를 듣고 생일 모임을 함께 하면서 이 영화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만났던 분들에게 이 걸로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기꺼이 인터뷰한 분도 있고 일상을 함께 한 분도 있었다. 글을 다 썼을 때쯤에는 프리 프리덕션 들어가기 전에 제작자 분들과 가족협의회를 찾아갔다. 힘내서 잘 하라고 조심스럽게 말씀을 주셨다. 그 때 많은 힘을 얻었다"라며 이날 오후 안산에서 유가족 시사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설경구는 "그냥 풀어놔버리면 감정이 과잉될 것 같았다. 누르는 과정이 오히려 더 힘들었다. 담담하게 하려고 하는데 또 단단해야하고, 담담하지만 힘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확 젖어있는 힘이 있는 시나리오였다", 전도연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느냐가 아니라, 관객 분들이 다가와주셨으면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나도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내가 먼저 이 영화에 다가갔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작품이다. 관객 분들이 다가와주셔서 응원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다. 오는 4월 3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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