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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승현이 패스가 기가 막혔다."
오리온은 이승현이 가세한 뒤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6승6패.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한다. 오히려 이승현 복귀 후 경기력 기복이 심하다. 불안한 6위.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최근 오리온 경기력이 불완전한 건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이승현과 최진수의 부족한 시너지다. 일단 이승현은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이승현의 강점 중 하나는 정확한 중, 장거리포. 상대 4~5번을 외곽으로 끌어내 효율적인 스페이스 게임을 할 수 있는 원동력.
그러나 이승현의 외곽슛은 원활하게 터지지 않았다. 수비수를 끌어내지 못해 골밑의 대릴 먼로의 스페이스가 갑갑해진 측면이 있었다. 사실 이승현의 슛 난조는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그는 "연습할 때는 잘 들어갔는데, 외부에서 여러 말이 나오면서 스트레스도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추일승 감독은 심리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제대 전부터 '이승현이 돌아오면 오리온은 무적'이라는 평가에 부담을 가졌다는 것. 추 감독은 "주변에서 기대가 크다 보니 승현이가 부담을 좀 가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외곽슛은 누구나 기복이 있다. 다만, 추 감독 시선에 이승현은 슛이 몇 차례 들어가지 않으면서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꼈고, 슛을 던져야 할 타이밍에도 주저한 측면이 있었다. 당연히 팀 오펜스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승현은 공격이 원활하지 않더라도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 기여는 꾸준했다. 6일 삼성전을 앞두고 등에 담이 걸려 컨디션이 최악으로 떨어졌다. 그는 "정말 최악이었다. 결국 팀 성적이 떨어진 건 내 탓"이라고 말했다. 핑계를 대지 않았다. 각성했고, 최악의 컨디션에서 정교한 슈팅능력을 뽐냈다. 삼성전 퍼포먼스는 복귀 후 최고수준. 어떤 상대를 만나도 이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이승현만큼 짚고 넘어가야 할 선수가 최진수다. 이승현 복귀 후 포지션을 3번으로 완전히 이동했다. 허일영과 시간을 분배하면서 뛴다. 아무래도 좀 더 많은 시간을 부여 받는다. 그러나 완벽히 적응하지 못했다. 최진수는 "수비는 적응했는데 공격은 여전히 힘들다"라고 말했다.
최진수가 4번으로 뛸 때는 외곽 공격이 원활했다. 상대 4번이 대체로 최진수보다 발이 느리기 때문에 손쉽게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상대 2~3번은 대체로 최진수만큼 발이 빠르다. 추 감독은 "아무래도 외곽 찬스가 쉽게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다 무리하게 골밑을 파고 들면서, 먼로와 이승현의 스페이스에도 균열을 냈다는 게 추 감독 지적.
결국 먼로, 이승현, 최진수가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조쉬 에코이언의 외곽슛 기복까지 겹치면서 공격이 정체되는 현상이 잦았다. 추 감독은 "세트플레이보다 프리오펜스, 즉 속공을 많이 해야 공격이 풀리는데 서서 패턴만 하다 정체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최진수의 삼성전 변화는 의미 있었다. 움직임이 간결했다. 무리하게 골밑을 파고 들기보다 스크린을 받고 빈 공간으로 이동해 받아먹는 플레이, 직접 스크린을 건 뒤 빠져 나오면서 스페이스를 확보했다. 이승현과 먼로의 패스를 받아 힘 들이지 않고 득점을 올렸다. 추 감독도 "점점 적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진수는 "승현이의 패스가 기가 막혔다. 다만, 픽&롤을 할 때 공간을 찾는 게 어렵다. 연구하고 있고, 김병철, 김도수 코치님에게 물어본다. 적응하고 있다. 찬스가 생기면 패스를 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승현과 최진수의 효과적인 스페이스 게임은 이승현의 좋은 피니쉬 감각 유지, 최진수의 완전한 3번 적응이 숙제다. 수비와 리바운드 응집력을 높여 얼리오펜스를 가미하면 금상첨화. 오리온 플레이오프 경기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추 감독은 "여전히 숙제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승현(위), 최진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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