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겨울부터 준비한 것을 흔들리지 않고 연습했다."
키움 간판타자 박병호는 올 시즌 몇 가지 변화에 둘러싸였다. 기술적인 변화, 심리적인 변화, 외부의 변화다. 크고 작은 세 가지 변화를 어떻게 컨트롤하느냐에 따라 2019시즌 성적표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일단 타격폼에 약간의 수정을 가했다. 스프링캠프서 왼발을 약간 열어놓는 방향으로 변화를 줬다. 왼발을 살짝 열어놓으면 방망이를 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바깥쪽 코스를 좀 더 빠른 타이밍에 공략할 수 있다. 또한, 상체를 크게 젖히지 않아도 몸쪽 코스에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다.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박병호는 "캠프를 통해 준비한 부분이 시즌에 나와야 한다. 겨울부터 준비한 것을 흔들리지 않고 연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정한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타격폼 수정은 큰 변화는 아닌 것 같다. 더 잘 치고 싶고, '어떻게 하면 잘할까' 하는 생각을 하다 결정한 부분이다. 매년 조금씩 변화는 줬다"라고 말했다. 미묘한 변화다. 그게 엄청난 성공으로, 혹은 부작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홈런생산능력을 검증 받은 강타자. 타격폼의 미묘한 변화가 실전서 어떻게 구현될지 지켜봐야 한다. 박병호는 키움 핵심타자다. 변화가 성공할 경우 키움 타선 전체에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반대의 경우 박병호 본인과 코칭스태프의 적절한 대처가 중요하다.
심리적인 변화도 있다. 박병호는 "작년에는 복귀 첫 시즌이라 걱정이 앞섰다. 돌아와보니 팀 구성이 어려지면서 걱정이 됐다"라고 말했다. 3년만의 복귀. 다시 KBO에 적응해야 했고, 함께 해야 할 젊은 선수들은 검증이 덜 됐다. 심적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
그러나 작년 포스트시즌 선전으로 확실한 경험을 쌓았다. 박병호는 "어린 선수들이 작년 성적으로 보여줬다. 캠프에서 어린 선수들을 믿으면서 훈련했다. 기량도 더 잘 보여줬고, 전체적으로 편안한 캠프였다"라고 돌아봤다.
심적으로 여유를 찾으면서, 후배들과 대화도 많이 나눴다. 박병호는 "다 같이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끝냈다.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후배들과 야구 외적인 얘기(기술적인 부분을 얘기하지 않았다는 의미)를 많이 했다. 후배들이 힘들어할 때 대화를 했다"라고 밝혔다.
가장 큰 외부변화는 두 가지가 있다. 일단 공인구의 변화다. 반발계수를 줄이면서 공이 약간 커졌다. 그러나 타자들은 막상 큰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 많다. 오히려 그립에 민감한 투수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박병호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정말 잘 모르겠다. 타구가 잘 넘어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건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수비할 때도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 그는 "내야수들은 멀리 던지는 것도 아니고, 공을 잡을 때 크다는 느낌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 장정석 감독이 10일 두산과의 연습경기서 올 시즌 박병호를 2~3번 타자로 기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물론 박병호와 교감을 나눈 듯하다. 홈런생산과 클러치 능력이 좋은 강타자를 2번타순에 배치하는 건 메이저리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더 많은 타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병호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적응도 필요하다.
김민성이 LG로 떠났다. 그러나 각 파트별 전력은 근래 들어 가장 좋은 수준이라는 평가. 박병호는 "김민성이 떠난 건 아쉽지만,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팀의 장점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쌓은 것이다. 올 시즌에도 젊은 선수들이 기량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달라질 것이다. 나 역시 작년에 부상으로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까지 더 잘하겠다"라고 말했다.
[박병호. 사진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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