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키움은 올 시즌 타순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국내 시범경기 개막 후에도 테스트는 계속된다. 간판타자 박병호가 4번 타자를 내려놓고 2번 타자를 맡는 게 핵심이다. 이른바 '강한 2번타자'다.
놀랍지 않다. 2번 타순에 팀에서 장타력, 클러치 능력이 가장 좋은 강타자를 놓는 건 메이저리그에선 일반적이다. 논리는 간단하다. 4번타자는 말 그대로 첫 타석에만 4번 타자다. 실질적으로 강타자가 한 번이라도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야 득점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현대야구 이론이다. 풀타임 2번 타자는 당연히 풀타임 4번 타자보다 많은 타석을 소화한다.
그동안 국내에선 뿌리내리지 못했다. 타고투저의 영향으로 장타력을 갖춘 타자를 많이 배출했지만, 여전히 중심타선에서 한 시즌 내내 꾸준히 임팩트를 보여줄 타자는 각 팀에서 손 꼽을만하다. 3~5번 타순의 장타력이 떨어지면, 강한 2번타자의 실현은 쉽지 않다.
그러나 키움은 김하성, 제리 샌즈 등 검증된 4번 타자 후보군이 즐비하다. 장정석 감독은 12일 LG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서 서건창을 4번에 놓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올 시즌 키움 야수 뎁스는 리그 최고수준. 임병욱, 장영석, 허정협, 송성문 등 일발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있다. 어떻게든 무게감 있는 중심타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키움이 실질적으로 초점을 둬야 할 부분은 7~9번 하위타순이다. 특히 8~9번 하위타순에서 찬스를 만들면 2번 타순의 박병호가 자연스럽게 해결사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박병호가 클러치 능력을 뽐내면 김하성, 샌즈 등 중심타자들에게 찬스가 연결되면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장정석 감독은 "발 빠른 9번 타자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2일 김혜성, 13일 김규민을 각각 9번 타순에 배치했다. 둘 다 키움을 대표하는 준족. 발 빠른 주자가 출루, 배터리를 흔들면 타자를 상대하는 볼배합이 상대적으로 단순해질 수 있다. 당연히 박병호에게도 도움이 된다.
김혜성은 2안타로 제 몫을 했다. 다만, 12일 경기서 김혜성의 출루 이후 2번 박병호, 3번 샌즈에서 해결이 되지 않았다. 김규민도 1안타 1볼넷으로 괜찮았다. 그러나 3회 출루 후 역시 상위 타선에서 해결이 되지 않았다.
장 감독은 "타순의 기본적인 틀은 세 가지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타순이라는 게 언제든 상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9번 타자도 실험할 것이고, 4번에도 서건창, 김하성 등이 들어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발 빠른 8~9번 타자와 테이블세터, 해결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2번 타자 박병호. 올 시즌 키움 타선의 핵심 키워드다. 박병호의 2번 적응과 함께 최적의 8~9번 타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박병호(위), 김혜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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