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화가 정규시즌 개막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았다.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4)가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이다.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한화 구단도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정규시즌 개막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대부분의 구단들은 올 시즌 전력 구상을 마친 상태다. 여기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사실이 밖으로 알려져 한화가 트레이드 시장에서 협상 주도권을 갖기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한화가 이용규를 품고 가기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보인다. 이용규가 한용덕 감독과의 면담에서 트레이드 의사를 밝히고 구단과도 한 차례 더 만나 트레이드를 요청할 만큼 이미 한화에서 마음이 떠났다고 볼 수 있다.
한화는 이용규의 갑작스러운 트레이드 요청에 강경 대응을 펼쳤다. 16일 롯데와의 시범경기가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지각 출근한 이용규와 또 한번 면담을 가진 한화 구단은 이용규에게 육성군행을 통보했다.
만약 이용규가 한화를 떠난다면 한화의 전력 구상에는 얼마나 차질을 빚게 될까. 분명 이용규는 올해 한화의 베스트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였다. 9번타자와 좌익수 자리를 맡기로 한 것. 지난 해 1~2번 타순과 중견수를 책임졌던 이용규로서는 자신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개인적인 판단을 할 수는 있다.
한화는 올 시즌 정근우를 중견수로 포지션 전향을 하고 이용규를 좌익수로 돌릴 계획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이)용규가 좌익수, 호잉이 우익수로 들어가면 정근우의 수비 범위도 커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근우가 중견수로 정착하면 김태균과 이성열에게 1루수와 지명타자를 맡길 수 있어 타선의 파괴력도 커질 수 있다. '강한 2번'을 선호하는 한용덕 감독은 송광민을 2번타자로 점찍고 있다. 이용규를 9번으로 조정해 타순이 한 바퀴만 돌아도 1번 정근우와 사실상 테이블세터 역할도 가능하다고 봤다.
겉으로 보기엔 비중이 작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용규가 빠지면 라인업 구상이 차질을 빚는 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만약 '중견수 정근우'와 '2번 송광민' 카드가 실패하더라도 이용규가 있기에 실패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이용규는 육성군행으로 조치됐고 한화의 전력에서도 이탈하고 말았다.
한용덕 감독 역시 전력의 밑그림은 다 그려놓은 상태였다. 한화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이용규가 최악의 타이밍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이다. FA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까지 소화한 상태에서 트레이드를 요청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여론도 등을 돌렸고 한화가 강경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용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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