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나쁜 공에 결코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다. 볼카운트 싸움에서 승리하자 답답했던 팀 공격이 활기를 찾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시즌에 앞서 페르난데스의 장점으로 선구안을 꼽았다. 시범경기를 통해 “공격적이면서도 신중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오프시즌 이렇다 할 장타는 때려내지 못했지만 동양 야구 적응의 관건인 변화구 대응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미 페르난데스는 마이너리그 775타석에서 불과 68개의 삼진을 기록하며 선구안을 뽐낸 바 있다. 시범경기에서도 볼넷과 삼진의 비율은 1:1이었다.
26일 잠실 키움전에서 공을 잘 보는 페르난데스의 진가가 제대로 나왔다. 주말 6번 타순에서 경기를 치르는 그는 이날 2번으로 자리를 옮겨 2타수 무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안타가 없었지만 볼넷 2개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다.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모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페르난데스는 0-1로 뒤진 6회말 1사 1루서 등장해 한현희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이후 김재환의 2루타 때 빠른 발을 앞세워 2루와 3루를 거쳐 홈까지 밟아 동점 득점을 올렸다. 5회까지 무득점이었던 두산에 안긴 반가운 첫 득점이었다.
7회말 출루는 더욱 값졌다. 1-1로 맞선 1사 만루 상황. 페르난데스는 이보근을 만나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떨어지는 변화구를 보고 방망이를 여러 차례 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유인구를 이겨낸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1-1의 균형을 깨는 타점을 올렸다.
이는 두산의 공격 본능을 깨운 귀중한 출루였다. 후속타자 박건우가 우측으로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격차를 벌렸고, 4번타자 김재환은 우월 3점홈런으로 이날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페르난데스 역시 결승 타점의 주인공이 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호세 페르난데스.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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