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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이것이 '에이스'의 운명인가. 클레이튼 커쇼의 어깨 부상으로 뜻하지 않게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은 애리조나 타선을 6이닝 1실점으로 봉쇄,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18년 만에 개막전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리며 산뜻하게 2019시즌을 출발했다. 류현진은 한때 팀 동료였고 지금은 애리조나의 에이스인 잭 그레인키와 맞대결을 펼쳤고 그레인키에 압승을 거뒀다.
다음은 더 험난한 상대다. 바로 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인 매디슨 범가너와 맞붙는 것이다. 류현진은 오는 3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투수로 나온다.
류현진과 범가너는 이미 7번이나 맞대결을 벌인 사이다. 둘은 막상막하였다. 류현진은 범가너와의 맞대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1.98로 뛰어난 투구를 남겼다. 범가너 또한 3승 3패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했다.
범가너는 매해 200이닝이 보장되는 선수였으나 2017년에는 111이닝을 던져 4승, 지난 해에는 129⅔이닝을 던져 6승을 거두는데 그쳤다. 불운이 있었다. 2017년에는 오토바이를 타다 어깨를 다쳤고 지난 해에는 시범경기에서 상대 타자의 타구에 왼쪽 새끼 손가락 골절상을 입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부활을 외치고 있다. 이미 샌디에이고와의 개막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 류현진처럼 출발이 산뜻하다.
그런데 류현진과 달리 범가너는 개막전에서 승리는커녕 패전투수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 범가너가 2점 밖에 내주지 않았는데도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이 무득점에 그치고 만 것이다. 이는 우연이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샌디에이고와의 개막 4연전에서 1승 3패에 그쳤는데 가장 심각했던 것은 바로 득점력의 빈곤이었다. 개막전 0점, 2차전 1점, 3차전 3점, 4차전 1점에 그쳤으니 1승이라도 거둔 것이 용할 정도였다.
사실 샌프란시스코의 공격력은 지난 해에도 형편이 없었다. 팀 타율은 .239로 내셔널리그 10위에 머물렀고 팀 홈런(133개), 출루율(.300), 장타율(.368)은 리그 14위로 '뒤에서 2등'이었다. 볼넷은 448개로 리그 최하위.
아직 개막 4연전을 치렀을 뿐이지만 올해도 이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팀 타율 .177와 장타율 .266로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팀 홈런은 에반 롱고리아가 친 1개가 전부다. 롱고리아는 현재 주전 선수들 가운데 유일한 3할대 타율(.364)을 기록하고 있으며 버스터 포지(.182), 브랜든 벨트(.091), 조 패닉(.182) 등 주축 타자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히려 2타수 1안타로 타율 .500을 기록 중인 범가너가 가장 경계될 정도다.
게다가 류현진을 철저하게 괴롭혔던 헌터 펜스마저 지금은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류현진은 펜스를 상대로 타율 .382(34타수 13안타)로 유독 고전했다. 포지한테도 .303(33타수 10안타)로 고전했지만 펜스 만큼은 아니다.
류현진은 지난 해까지 애리조나에 있었던 '천적 듀오'인 폴 골드슈미트가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되고 A.J. 폴락이 FA로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올해 개막전에서 한결 수월한 피칭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펜스가 빠진 샌프란시스코를 만나는 류현진의 마음 또한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게다가 리그 최하위 수준의 공격력을 가진 샌프란시스코라면 '방심'만 조심하면 될 듯 하다. 류현진이 '극강 모드'를 보이는 다저스타디움에서 던지는 것 또한 시즌 2승을 기대케하는 요인. 공은 둥글지만 일단 상황은 류현진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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