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서커스 그만하고 링으로 돌아와라.”
떠오르는 스타 권장원(21, 원주청학)은 2017년 MAX FC 헤비급 타이틀을 들어 올린 뒤 명현만(명현만 멀티짐, 34)을 불러내며 이렇게 말했다. 명현만은 맹랑한 후배의 도발을 피하지 않았다. 오는 13일 충청남도 홍성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리는 ‘MAX FC 18’ 메인이벤트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명현만은 한국 입식격투기가 전성기를 누렸던 K-1 세대 중에도 가장 뛰어난 파이터로 꼽힌다. ‘돌격대장’ 김내철, ‘거인 사냥꾼’ 카오클라이 카엔노르싱 등에게 승리했으며, 한국인을 상대로는 단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 막강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강철신사’라 불리는 등 기량 자체가 세계무대에서 통하는 몇 안 되는 동양인 파이터로 꼽혔다.
다만, 시대는 그의 편이 아니었다. 한국 입식격투기 정상급 파이터 대부분이 그랬듯, 명현만도 K-1 도산 이후에는 갈 곳을 잃었다. 특히 국내에는 이렇다 할 입식 단체가 자리 잡지 못했다. 은퇴와 종목 전향의 갈림길에서 명현만은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2013년 그는 사각링이 아닌 종합격투기의 케이지에 발을 디뎠다.
결과는 준수했다. 한국 입식 정상에 섰던 명현만의 타격은 종합격투기에서도 통했다. 5승 모두 KO로 장식했다. 미르코 크로캅, 마이티 모 등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날린 타격가조차 그를 상대로는 그래플링을 선택했다. 이대로라면 국내무대에서 최소한 벨트 하나 정도는 가져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명현만은 만족하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그의 본업은 스탠딩 파이트였고, 또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다. 마침 2015년 설립된 MAX FC가 탄탄하게 조직을 갖춰 한국 입식격투기 간판으로 성장하자 명현만은 주저 없이 링으로 복귀했다. 그는 “고향에 온 기분”이라며 입식격투기 복귀를 자축했다.
명현만은 지난해 11월 치른 MAX FC 데뷔전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왕의 귀환’을 알렸다. 7연승을 달리던 강자 안석희를 2라운드 KO시키며 ‘명불허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럼에도 명현만은 “10% 밖에 기량이 돌아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명현만은 판정 발표 후 현장에서 지켜보다 올라온 MAX FC 헤비급 챔피언 권장원과 대면식을 가졌다. 권장원은 2017년 챔피언 등극 이래 꾸준히 명현만을 요구해왔다. K-1 시절 최강자였던 그에게 검증받아야만 세계로 나갈 수 있다는 명목이었다. 역시 ‘한국인 최강’ 타이틀을 다시 증명할 상대가 필요했던 명현만은 후배의 맹랑한 도전에 흔쾌히 응했다.
명현만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권장원을 인정하는 한편, “아직은 내게 한 수 배워야 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권장원은 분명 재능 있는 선수다. 앞으로 한국 입식을 대표할 선수다. 하지만 자기가 킥을 잘 찬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큰 장점이 아니라고 깨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던 대로 하면 링에 오르는 순간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명현만은 태국 전지훈련까지 떠나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항상 따라다니던 부상도 이번엔 없다. 최상의 컨디션이다”라는 명현만은 “더욱 이슈몰이를 해 입식격투기를 알리고 싶다”라고 덧붙이는 등 향후 대선배로서 입식격투기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국내 무대 무패’, ‘한국인 최강’ 신화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MAX FC 18’은 13일 충청남도 홍성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다. VIP 지정석을 제외한 일반석은 지역주민을 위해 무료입장으로 개방됐다. TV스포츠채널 IB 스포츠와 네이버 스포츠TV 를 통해 생중계된다.
[명현만(좌). 사진 = MAX FC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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