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DMZ 평화관광 & 축제’의 중심 도시 파주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은 인천 송도에서 열린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참석해 “미래세대가 평화와 안보를 생각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누리도록 평화관광·환경생태관광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비무장지대(DMZ) 관광 활성화 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DMZ 평화관광을 위한 체계적인 계획이 이미 준비돼 있다”며 “정상회담 코스를 관광자원화하고 평화관광테마열차, 국제평화음악제 등 다양한 국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DMZ 평화관광은 대한민국을 넘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아이템’이다. 한반도는 현재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최후의 냉전지다. 남북평화의 물꼬가 트였다고는 하지만 어느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다. 역설적이지만 이 덕분에 우리 한반도는 평화관광·환경생태관광을 추진할 수 있고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
아마도 우리 국민 중 절반쯤은 DMZ 평화관광과 생태관광, DMZ 둘레길 개방이 시기상조라고 여기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DMZ 평화관광과 생태관광 추진을 그만 둘 수 없다. DMZ 둘레길 개방도 마찬가지다. 고성 DMZ 둘레길은 개방이 됐지만 철원·파주 코스는 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한 뒤 개방을 추진키로 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런 만큼 머지않아 DMZ 둘레길 파주 코스도 걸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상황이 불확실하더라도 실질적인 남북평화가 정착될 것이라 믿고 차근차근 준비해야만 세계가 반하는 비무장지대(DMZ) 관광과 축제를 담보할 수 있다.
지금 북한은 남북관계 속도 조절에 나선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광 등 남북협력 구상을 강조한 것은 백 번 맞다고 생각한다. 그 어떤 변수에도 남북평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지난 해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상회담 코스를 관광자원화하고 평화관광테마열차, 국제평화음악제 등 다양한 국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을 보면 DMZ 평화관광의 큰 그림이 어느 정도는 그려져 있다고 본다. 이렇게 DMZ 평화관광이 급물살을 타면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도시는 바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은 남과 북이 만나는 강(江)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국민관광지(臨津閣國民觀光地)는 임진각 본관과 평화누리공원, 평화의 종, 망배단 등이 있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다. 아울러 통일과 이산의 아픔을 상징하는 장소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한번은 꼭 들르는 곳이다. 서울시청에서 북서쪽으로 약 54km 떨어진 임진각은 6.25 전쟁의 비통한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6,000평 대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임진각은 1972년에 북한 실향민을 위해 세워져 지금은 관광명소로 많이 알려져 있다. 임진각 국민관광단지에는 또 평화와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경기평화센터가 있다.
또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문구와 함께 녹슨 기차가 전시되어 있어 분단의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곳이다. 북한 실향민을 위한 망배단, 한국전쟁의 대표 유산으로 알려진 <자유의 다리>와 한반도의 지령을 본딴 통일연못, 평화의 종, 미국군 참전기념비 등이 있는 통일안보 관광지다. 남북교류 및 화해협력의 장소로 통일 관련 행사를 많이 치르고 있어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이곳 임진각에서는 KBS 이산가족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3월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로 9월 22일까지 열리는 이산가족특별전의 타이틀은 <만남의 강은 흐른다>! 머지않은 미래에 남과 북이 임진강을 통해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비나리 같다. 이번 전시에서는 1983년 6월 138일간 이어진 방송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KBS 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관련 기록물들을 선보인다. 방송 녹화 테이프는 물론 당시 여의도 KBS에 펼쳐졌던 이산가족들의 벽보와 사연판, 현장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방송사 단일 프로그램으로 138일 453시간 45분 동안 특별 생방송되었고, ‘이산가족상봉’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10월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또 오는 4월23일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는 KBS 1TV <전국 노래자랑>이 경기도 파주시에서 열린다. 분단의 아픔과 평화통일의 꿈을 오롯이 안고 있는 파주야 말로 대규모 평화 K-pop 축제와 평화음악제, 남북정상회담 기념 축제 등을 개최할 수 있는 최적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한양과 의주를 잇는 의주길이 열린다면
조선시대 가장 큰 도로는 한양에서 한강 이남으로 가는 길 삼남대로와 의주로 가는 ‘의주길’이었다. 한양과 의주를 잇는 의주길은 파주를 지난다. 조선시대 ‘의주길’은 정치?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도로였다. 중국을 오가던 사신들은 모두 이 길을 이용하였으며 조선의 품격있는 정신적 문화, 문물 자긍심도 이 길을 통해서 세계로 뻗어 나갔다. 오늘날로 치면 ‘한류의 수출길’로 일본과 중국을 연결하는 동아시아 무역로의 중심이기도 했다. 연암 박지원이 ‘열하일기’를 쓰기 위해 걸었던 길도 의주길이었고, 이승훈신부와 김대건 신부가 천주교를 배우기 위해 중국으로 갔던 길도 바로 이 길이다.
이렇게 한양과 의주를 이어주던 의주길이 역사문화탐방로로 재탄생한 것은 지난 2003년이다. 의주길 역사문화탐방로는 조선 시대 대로 중 한양에서 경기도를 거쳐 의주로 이어지는 의주대로를 바탕으로 한 도보 여행길로 당시 고양 삼송역 8번 출구~파주 임진각에 이르는 52.7km 구간으로 조성됐다. 파주가 갖고 있는 이런 전통 문화유산과 남북교류와 평화무드를 결합시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발굴해 관광자원의 밑거름으로 삼는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뛰어넘어 무한가치를 창출하는 황금알이 될 것이라고 본다.
최종환 파주 시장의 꿈
경기 파주시가 옛 의주길의 관문인 임진나루와 임진진터에 대한 학술발굴조사에 들어갔다. 파주시는 9월말까지 화석정 아래 일대 400㎡를 정밀 발굴 조사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탐사에 들어갔다. 율곡 이이의 별장이었던 화석정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1호로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화석정에 얽힌 율곡 이이와 선조의 사연은 외세의 침입이 잦았던 조선시대 험난한 사연을 대변해주는 일화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선조는 물밀듯이 쳐들어오는 왜군을 피해 북쪽으로 피신을 한다. 4월30일 밤 선조가 화석정에 이르자 신하들은 화석정에 불을 질러 선조가 무사히 임진강을 건너도록 했다. 강을 건넌 선조는 의주길을 이용해 무사히 피신을 했고, 화석정은 훗날 다시 재건이 됐다.
왜구의 침공에 대비해 '10만 양병설'을 주장한 율곡 이이의 상소를 받아들이지 않는 바람에, 궁궐을 빼앗기고 의주 땅으로 피난을 떠난 선조가 밟았던 길, 의주길을 복원하고 있는 파주 최종환 시장의 꿈이 무엇인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
이후 임진나루와 임진진은 한국전쟁 때 파괴된 이후 70년 가까이 훼손이 진행되어 오던 중 2015년 문화재청의 지원으로 긴급 발굴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조선시대 의주대로의 관문이었던 임진나루의 진서문터 일부와 성벽이 확인돼 그 동안 문헌과 고지도를 통해 전해져 오던 진서문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 최종환 시장은 “발굴조사를 통해 진서문의 형태와 구조, 성격 등을 파악하고, 향후 보존·정비·활용 방안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진진 거북선 축제의 필요성
파주시가 심혈을 기울여 발굴하고 있는 임진진은 ‘임진강 거북선’ 훈련장이었다. 조선 태종 때 거북선 훈련장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도 나온다. 임진강은 한양 도성을 방어할 수 있는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다. 임진강변에 성을 쌓는 일은 국왕이 해야 할 중요한 책무 중 하나였다. 영조 31년(1755)에는 임진도를 임진진으로 개편해 중앙 5군영의 하나인 충용청 소속으로 뒀다. 이때 성을 쌓고 문루를 설치했는데 그곳이 이번 발굴조사 대상인 임진진 서문이다. 임진진 서문의 본래 모습이 드러나면 이곳에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거북선이 국민의 심장을 뜨겁게 울릴 것이라고 본다. 남과 북을 아우르며 흐르고 있는 임진강에 위용을 자랑할 임진진 거북선이 국민 대화합의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임진나루터 발굴과 거북선 축제 개최를 함께 병행한다면, 더 나아가서 남과 북이 손을 잡고 임진강에서 거북선 축제를 함께 연다면 민족적 자긍심이 한껏 높아질 수 있을텐데.. 벌써부터 임진진 거북선 축제의 밑그림이 필자의 머리 속에 그려지고 있다.
필자 소개 (kcs6009@hanmail.net)
김종원 축제칼럼니스트는 지역축제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지역 축제를 성공시켜 문화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외 많은 상(賞)을 수상했다. 또한 축제 총감독으로 ‘관악 강감찬축제’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양구배꼽축제’ ‘지리산함양 곶감축제’ ‘남해 보물섬 마늘 축제’등 지역 축제의 지휘봉을 잡았다.
- (現)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 (現) 제이스토리미디어 대표
- (現) 파주시 정책자문위원 (경제문화분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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