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일까. 결국 오심 사태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시즌 초반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3피트 수비방해 규칙. 야구규칙 5.09 (a)(8)에서는 '타자주자가 본루에서 1루 사이의 후반부를 달리는 동안 3피트 라인의 바깥쪽(오른쪽) 또는 파울 라인의 안쪽(왼쪽)으로 달려 1루 송구를 처리하려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경우'에 아웃을 줄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올해부터 이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것이 바로 KBO 심판진의 설명이었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를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이 이와 같은 설명을 들은 것은 바로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였다. 호주 시드니에서 1차 캠프를 소화하고 이미 일본으로 넘어온 뒤였는데 캠프 기간의 절반 이상이 지난 다음에야 전달을 받은 것이다.
이형종은 지난달 27일 문학 SK전에서 9회초 1루로 뛰다 3피트 수비방해로 아웃 처리됐다. 당시 심판의 판단으로는 타자주자가 포수가 송구하는 타이밍에 3피트 라인을 넘어 1루로 달릴 때도 파울라인 안쪽으로 뛰었기 때문에 아웃 선언을 한 것이다.
이를 어느 경기의 어떤 상황에서든 똑같이 적용을 하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6일 수원 KT전에서 사달이 나고 말았다. 심우준은 2회말 1사 1루에서 투수 땅볼을 쳤고 투수 임찬규는 1루에 송구했다. 이미 3피트 라인을 넘어 달리고 있던 심우준은 줄기차게 파울라인 안쪽으로 뛰었지만 3피트 수비방해 아웃으로 선언되지 않았다.
이형종의 사례와 다를 바 없었지만 이번엔 판정이 달랐다. 류 감독이 "3피트 수비방해 아웃이 아니냐"라고 즉각 심판진에 어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는 비디오 판독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되돌릴 방법이 없었다. 심우준이 3피트 수비방해 아웃으로 선언이 됐다면 2루로 간 주자가 1루로 돌아와야 했다. 수비 입장에서 주자가 어디에 위치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결국 LG의 실점은 없었으나 하마터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판정이었다.
이날 3루심을 맡았던 전일수 심판조장은 "들어와서 확인해보니 수비방해 아웃이 맞더라. 아웃을 줘야 하는 것을 주지 않았다"라고 오심을 인정했다.
공교롭게도 LG에게만 엄격하게 판정을 한 꼴이 됐다. 이형종은 수비방해 아웃이었고 심우준은 수비방해 아웃이 아니었다. 같은 상황인데 누구는 아웃이고 누구는 아웃이 아니면 엉뚱한 피해자만 생길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3피트 수비방해 규칙을 강화한 것을 두고 수비방해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는 이해하면서도 "나도 주루코치를 오래했지만 파울라인 밖으로 뛰라고 가르친 적은 한번도 없다. 스텝이 꼬이면 부상 위험도 있다.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한번 정해진 규칙이 또다시 바뀌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일관성 있게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벌써부터 '오심 사태'가 발생하면서 현장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논란이 된 6일 수원 KT-LG전 오심 장면.(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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