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경기를 보면서 느끼는 호흡이 있다."
키움은 수준급 포수진을 갖췄다. 박동원이 불미스러운 일을 털어내고 돌아왔다. 이지영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주효상도 있다. 장정석 감독은 이들을 기계적으로 주전-백업으로 가르지 않는다. 어떻게든 세 사람의 역량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장 감독은 일찌감치 "3인 체제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막 후 2인 체제를 고수한다. 이지영과 주효상이 개막과 동시에 1군에 등록됐다. 그리고 8일 주효상이 말소된 뒤 9일 박동원이 등록됐다. 현재 키움 1군 포수진은 이지영-박동원 체제.
키움은 올 시즌 한현희, 조상우의 가세로 작년보다 불펜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조상우를 제외한 나머지 필승계투조들의 페이스가 좋지 않다. 마운드가 불안하다 보니 운용에 여유를 둬야 했다. 결국 포수를 2인 체제로 운용한다. 장 감독도 "투수진이 안정되면 포수를 3명 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2인 포수 체제에서 최적의 배터리 조합은 무엇일까. 이지영-주효상 체제에선 이지영이 에릭 요키시, 안우진, 이승호, 주효상이 최원태, 제이크 브리검과 짝을 이뤘다. 그러나 장 감독은 "박동원에게 최원태와 안우진을 붙일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지영이 이승호, 브리검, 요키시를 맡는다.
배터리 조합 기준은 무엇일까. 브리검은 예전부터 주효상과 자주 호흡을 맞췄다. 장 감독은 "투수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포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안우진과 이승호의 특수성이다. 두 사람은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경험을 한다.
그래서 장 감독은 "안우진과 이승호를 경험이 많은 이지영에게 붙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승호는 선발승 직후 "지영 선배님이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 같다. 뒤에 잡아놓고 던지라고 조언해줬다. 밸런스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잘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노련한 이지영이 이승호를 잘 리드했다.
그런데 박동원이 올라오면서 배터리 조합이 약간 조정됐다. 안우진은 이지영 대신 박동원과 호흡을 맞췄다. 박동원은 "안우진과는 처음 함께 해봤는데, 장점이 많은 투수다. 편하게 던질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원하는 구종을 던질 수 있게 사인을 내겠다"라고 말했다. 안우진은 박동원과 호흡을 맞춰 6⅔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장 감독은 "주효상을 질책하는 뜻으로 말소한 게 아니다. 주효상 역시 주전급 포수"라면서 "박동원을 올려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보면서 느끼는 호흡이 있다. 투수가 편하게 생각하는 포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리하면, 다양한 배터리 조합의 목적은 포수들의 체력안배다. 장 감독은 "포수 한 명에게 4~5명의 투수를 붙이는 것보다 3명-2명씩 맡는 게 좋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조합의 기준은 투수와의 궁합과 투, 포수의 경험, 경기를 통해 느껴지는 호흡이다. 무엇보다도 투수가 편하게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 주전급 포수를 3명 보유한 키움으로선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언제든 1군 포수진 조합을 바꿀 수 있다. 장 감독은 "투, 포수 조합이 조금씩 바뀔 수도 있다. 투수진이 안정되면 주효상까지 1군에 올려 3인 체제로 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박동원(위), 이지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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