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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이번에도 볼빨간사춘기에게 새로움은 없었다.
여성듀오 볼빨간사춘기(멤버 안지영 우지윤)는 신보 '사춘기집1 꽃기운'을 통해 '봄 감성'을 전면에 내걸었다. 타이틀곡 '나만 봄' 역시 불어오는 봄바람이 밉다가도 그의 곁에 딱 붙어 함께하고 싶은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담았다. '나만 봄'을 작곡한 멤버 안지영은 쇼케이스에서 "봄 시즌을 저격해서 나왔다"고까지 했다. 볼빨간사춘기의 봄 음악이 어떨지 스스로 기대를 모은 셈이다.
그러나 기존의 음악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늘 그랬듯 톡톡 튀는 전주와 발랄한 멜로디, 사탕을 머금고 노래하는 듯한 달콤함으로 안지영은 특유의 음색을 자랑했다.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며 몸속 깊은 곳부터 간질간질한 감각이 피어오른다. 하지만 노래가 설렘을 유발한 이유는 '봄'이란 계절감보다 그저 '볼빨간사춘기'의 노래이기 때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만 봄'에선 '벚꽃도 뭐고 다 필요 없어'라는 가사가 나온다. 언뜻 보면 가수 10cm의 '봄이 좋냐'와 그룹 하이포의 '봄, 사랑 벚꽃 말고'처럼 봄을 시샘하는, 봄이 주제가 된 곡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노래 속 주된 관심사는 오직 '너'뿐이다. '완벽한 하루를 사실 너와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애타는 마음을 고백한다. 안지영은 '나만 봄'이 짝사랑 상대가 나만 봐줬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나만 봄' 역시 볼빨간사춘기가 줄곧 다뤄온 사춘기의 짝사랑을 얘기한 셈이다.
볼빨간사춘기가 '나만 봄'을 통해 또다시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은 것은 틀림없다. 매 앨범마다 틀림없는 성장은 보여주되 본연의 색깔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 볼빨간사춘기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모든 노래가 비슷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볼빨간사춘기의 노래가 음원 차트를 휩쓰는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볼빨간사춘기는 계절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이미 만들어 놓은 울타리 안에서 안전한 시도를 했다. 그렇기에 '나만 봄'은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과 달리, 봄에 들어서 좋은 곡이 아닌 언제 들어도 좋은 곡이 되어버렸다. '봄'이라는 소재는 조미료에 불과했다.
볼빨간사춘기는 1년의 공백기 후에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나 뻔한 전개를 펼치고 말았다.
[사진 = 쇼파르뮤직 제공]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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