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조기강판 초강수' 두산, 배영수 실책에 울었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배영수(두산)가 베테랑답지 않은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시즌 6번째 맞대결. 초반부터 양 팀 선발투수 유희관(두산)과 최원태(키움)가 예상 밖 고전을 면치 못하며 치열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먼저 주도권을 잡은 건 두산이었다. 2회초 선두타자 김재환과 오재일이 백투백 홈런으로 빅이닝의 서막을 알렸다. 곧바로 허경민이 2루타, 박세혁과 김재호가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류지혁의 1타점 내야땅볼에 이어 정수빈-페르난데스(2루타)가 연달아 적시타를 치며 5-0 리드를 만들었다. 페르난데스의 적시 2루타는 선발 최원태를 강판시키는 한방이었다.

두산 선발 유희관 역시 장기인 예리한 제구를 뽐내지 못했다. 1회부터 무사 2루 위기에 처했고, 5-0으로 앞선 2회말 김혜성, 박동원에게 적시타를 내주고 2점을 헌납했다. 3회에도 1사 후 김하성-박병호의 연속안타에 이어 샌즈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를 자초했다.

아직 3점의 격차가 있었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과감히 교체를 결정했다. 기본적으로 김 감독은 위기 속에서도 선발투수를 믿고 놔두는 스타일이다. 특히 유희관 같은 베테랑은 조기에 교체하는 일이 거의 없다. 초반 1사 만루는 유희관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러나 위닝시리즈를 위해 조기에 선발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베테랑 배영수. 배영수는 올 시즌 7경기 평균자책점 2.89(9⅓이닝 3실점)를 남기며 팀에 줄곧 보탬이 돼 왔다. 선발 경험이 풍부한 배영수가 이닝을 길게 끌며 리드를 지켜주길 바랐다.

그러나 배영수는 곧바로 첫 타자 장영석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그리고 후속타자 김규민 타석 때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1사 만루서 김규민의 땅볼 타구를 넘어지면서 잡아냈지만 포수 박세혁의 글러브 위쪽으로 악송구를 범했고, 그 사이 박병호와 샌즈가 홈을 밟아 동점이 됐다. 샌즈 같은 경우 재빨리 베이스 커버로 태그 플레이 상황을 만들 수 있었지만 실책에 좌절하다 미처 커버를 들어오지 못했다.

5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두산은 4회 정수빈의 1타점 2루타로 한 점차 추격을 가했으나 4회 박병호에게 투런포를 맞고 승기를 내줬다. 6-9로 뒤진 8회말 2사 만루서 마무리 함덕주까지 투입하는 승부수에도 승리는 찾아오지 않았다. 결국 연패에 빠진 채 주중 3연전을 마무리한 두산. 배영수의 3회 실책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 한판이었다.

[배영수.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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