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재해석된 동학농민운동의 정신은 어떠한 울림을 안길까.
26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 연출 신경수) 제작발표회가 열려 신경수 PD를 비롯해 배우 조정석, 윤시윤, 한예리, 최무성, 박혁권, 박규영, 노행하 등이 참석했다.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로, 드라마 '정도전', '어셈블리'를 집필한 정현민 작가와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를 연출한 신경수 감독이 의기투합한다.
특히 '녹두꽃'은 동학농민운동 125주년을 맞이해 제작되지만 동학농민운동의 심장, 녹두장군 전봉준 대신 평범한 두 형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통상적으로 사극에서 그려지는 권력 다툼 대신 대중이 접하기 힘들었던 그 시대 좌절로 얼룩졌던 민초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즉, 민중의 목소리를 담는 엄중한 민중역사극이다.
그러다 보니 개성 가득한 여러 배우들이 민초들의 얼굴이 된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백이강 역의 조정석, 백이현 역의 윤시윤, 송자인 역의 한예리를 시작으로 배우 최무성, 박혁권, 김상호, 최원영, 황영희, 민성욱, 안길강, 박규영, 노행하, 병헌, 조희봉, 장광, 전무송, 박지환 등이 총출동한다. 그야말로 사극판 '어벤져스'다.
그 중 자신의 과거를 향해 봉기한 동학군 별동대장 백이강 역을 맡은 조정석은 '녹두꽃'을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 사극에 도전한다. 그는 "가상 인물이기 때문에 많은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영화 '관상'에서도 가상 인물이다 보니까 상상력이 가미됐고 입체적일 수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시대적 배경에 살고 있는 인물이 어떻게 살아갔을지를 중점으로 두고 연기하고 있다. '정말 저 시대에 저런 사람이 있었구나'하는 마음으로 저희 드라마를 보게 되실 것 같다.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로 최대한 입체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저는 사극이 특별히 어렵고, 쉬운 건 없는 것 같다. 사극 말투를 쓰는 것 등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그 당시에도 저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상력을 늘 염두하고 연기해서 특별히 어렵지는 않다. 만약 어렵다면, 사투리다. 제가 서울 사람이라 사투리를 어떻게 거슬리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꾸준히 하고 있다"라고 노력을 밝혔다.
조선의 메이지유신을 꿈꾸는 개화 주의자이자 백이강(조정석)의 이복동생 백이현 역의 윤시윤은 "갑신정변의 인물들을 많이 배우고 공부하려고 했다"라고 운을 떼며 "동학 혁명은 굉장히 자랑스러운 문화라고 생각한다. 유럽에서는 삼색 국기를 아직까지 쓰는데, 프랑스 혁명의 정신을 녹여낸 것이라고 알고 있다. 저는 감히 이야기하자면, 동학 혁명이 한국의 프랑스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시대는 지났지만 그 이후 3.1운동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민중이 목소리를 내고 자신들의 가치를 위해서 살아가는 최초의 혁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 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면면의 마음들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지금 저희가 촛불을 들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동학혁명이 태동이었다고 보기 때문에 저희 드라마에 그러한 메시지가 있다고 본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더불어 "백이강이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백이현은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나아간다. 백이현은 매우 차가운 인물이라고 작가님이 말씀해주셨다. 그 차가움은 뜨겁지 않다는 게 아니라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확실한 이성과 사상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주안점을 뒀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개항장 일본 상인들과의 중개무역으로 급성장 중인 전주 상인 송자인 역의 한예리는 개화를 열망하는 신여성을 연기한다. 또 다른 진취적 여성 캐릭터의 탄생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금까지 제가 봐 온 자인이는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생각과 뜻과 이념을 찾아간다. 무슨 생각을 하고, 뭘 원하는지가 시대의 흐름에 치우쳐지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원하는 걸 고민하고 갈등하는 인물이다"라며 "자인이가 한 사람으로서 잘 설 수 있는 캐릭터이길 바란다. 그 안에서도 소외되거나 동학 혁명 안에서 도태되기 보다는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이끌어갈 수 있는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예리는 출연 계기도 밝혔다. 그는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궁궐, 정치의 이야기가 아니라 민중을 다루고 있었다. 게다가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마저도 선과 악이 모호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 걸 보면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착함과 악함이 넘나들 수 있구나 싶었다. 굉장히 흥미로웠고 인간적으로 느껴졌다"라고 담담히 전했다.
특히 신경수 PD는 "기쁜 첫 방송 날이다. 저희는 좌절, 분노의 시대를 넘어서 희망과 연대를 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과 위로, 격려가 되길 바라며 작품을 준비했다"라고 말해 드라마를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밤 10시 방송.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