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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이후광 기자] 2019년 5월의 첫날이 밝았다. 두산맨이 된 권혁이 인고의 시간을 거쳐 마침내 1군으로 복귀하는 날이다.
권혁은 지난 2월 3일 연봉 2억원에 두산의 새 일원이 됐다. 오프시즌 그 누구보다 재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계약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아무 탈 없이 소화했고, 2군 베이스캠프가 있는 이천으로 향해 차근차근 구위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5월 1일에 곧바로 권혁을 등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혁은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불펜이었다. 2002년 삼성에 입단해 2014년까지 줄곧 필승조로 활약하며 삼성 왕조의 한 축을 담당했고, FA 계약으로 시작된 한화 시절부터는 이른바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서며 ‘불꽃 남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5시즌 불펜에서 무려 78경기 112이닝을 소화, 9승 13패 17세이브 6홀드의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권혁은 2017시즌부터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그 해 31⅓이닝 소화를 시작으로 지난해 11이닝에 그치며 다시 FA 자격을 얻는 데 실패했다. 결국 지난 겨울 한화 1군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구단에 방출을 요구했다. 한화는 권혁의 요청을 수락, 그를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했다. 복수 구단의 관심 속 권혁은 두산행을 택했다.
다만, 권혁은 선수 등록 마감 시한인 1월 31일을 넘겨 당시 육성선수 신분으로 도장을 찍었다. KBO 규약 상 육성선수는 5월 1일부터 정식선수 전환이 가능하다. 이날 권혁이 1군에 등록되는 이유다.
두산 입장에선 권혁의 등록이 반갑기만 하다. 두산은 올 시즌 부족한 좌완 불펜에 고민이 많았다. 베테랑 이현승이 최근 종아리 통증으로 말소됐고, 이현호는 선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투수 엔트리에서 좌완 불펜은 마무리 함덕주가 유일한 상황이었다.
권혁은 퓨처스리그서 착실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3월 30일 SK전을 시작으로 8경기(9이닝)에 나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00으로 복귀 준비를 마쳤다. 4월 2일 NC전부터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으며 최근 등판이었던 4월 20일 삼성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공교롭게도 방출을 요구했던 친정팀 한화전에서 등록이 이뤄지게 됐다.
김태형 감독의 기대치 역시 높다. 전날 대전 한화전에 앞서 만난 김 감독은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다. 물론 전성기 때의 역할을 바라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실전 공백기가 있었지만 알아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신뢰를 나타냈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권혁의 첫 등판에 관심이 쏠린다.
[권혁. 사진 = 두산베어스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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