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보고 있으면 뿌듯하다."
키움 외국인타자 제리 샌즈의 올 시즌 몸값은 50만달러다. KBO리그 외국인선수 최저 몸값. 그러나 파괴력은 외국인타자 10명 중 최상위급이다. 37경기서 143타수 50안타 타율 0.350(4위) 5홈런 32타점(4위) 33득점(1위).
2018시즌 막판 마이클 초이스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KBO리그에 입성, 25경기 86타수를 소화하면서 12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포스트시즌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장정석 감독은 "보고 있으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재계약을 두고서도 "고민을 하지 않았다. 계약 발표가 시즌 후 곧바로 나지 않았나"라고 밝혔다.
샌즈의 최대장점은 일발장타력이다. 그러면서 진루타, 출루 등 팀을 위한 플레이에도 충실하다. 5일 고척 삼성전서 동료타자들이 일찌감치 안타를 신고하며 초반에 삼성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샌즈는 침착하게 볼넷으로 팀에 기여했고, 경기막판 적시타를 터트렸다.
장 감독은 "선구안이 좋고 본인이 노린 공에 대해서는 결과를 낸다. 인플레이 타구가 높은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샌즈의 인플레이 타율은 0.402로 팀 동료 박병호(0.450)에 이어 리그 2위다. 인플레이 타율은 홈런, 볼넷, 삼진 등을 제외하고 인플레이 된 타구의 애버리지를 의미한다. 일단 타구를 페어 지역으로 보내면 좋은 결과를 많이 낸다는 뜻이다.
우익수 수비 역시 평균 이상이다. 3일 고척 삼성전서 안타를 포구한 뒤 1루에 악송구를 했지만, 극히 예외적인 장면이었다. 장 감독은 "수비력도 준수하다. 센스가 좋다. 아마 3루 수비를 보라고 해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수비할 때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이 좋다는 뜻.
장 감독은 최근 샌즈에게 "너도 테임즈처럼 성공해서 메이저리그에 돌아가라"고 했다. 그랬더니 샌즈는 "그렇지 않다. 여기서 성공할 것이다"라고 맞받아쳤다. 장 감독은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한 선수들 중 여기서 성공하려는 마음가짐이 남다른 선수들이 있다. 샌즈가 그렇다. 여기에 오래 있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다.
샌즈는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A 다저스에 지명된 뒤 탬파베이, 클리블랜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총 156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타율 0.238 10홈런 57타점 36득점에 그쳤다. 1987년생, 만 32세의 그가 현실적으로 다시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한국에서의 성공에 대한 열망이 크다.
장 감독은 "샌즈는 국내선수들과 어울리는 모습도 좋다"라고 말했다. 홈런을 친 뒤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로 덕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4번 타순에 들어서다 3번으로 올라왔으나 "신경 쓰지 않는다. 박병호가 내 뒤에 있으니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샌즈에 대한 집중견제가 더욱 강력해질 게 분명하다. 그러나 샌즈도 연구하고 준비한다. 덕아웃에선 유쾌하지만, 야구에 대한 자세는 날카롭다. 장 감독도, 키움도 샌즈만 보면 뿌듯하다.
[샌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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