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반전은 없었다. 갈 길 바쁜 KIA가 그를 기다려줄 여유도 없었다.
KIA 타이거즈가 결국 칼을 빼들었다. KIA는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외국인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32)를 웨이버 공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즐베이커는 2019 KBO리그 1호 퇴출 외인이 됐다.
해즐베이커는 지난해 11월 총액 70만달러에 KIA 유니폼을 입은 외야수. 메이저리그 155경기 타율 .258 14홈런 38타점 6도루, 마이너리그 915경기 타율 .260 99홈런 431타점 267도루의 풍부한 경험을 비롯해 파워와 스피드를 모두 겸비한 이른바 로저 버나디나와 비슷한 유형의 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부터 시작된 타격 슬럼프가 정규시즌에서도 이어졌다. 11경기 타율 .146(41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 OPS .580의 부진과 함께 수비마저 흔들리며 4월 5일 2군으로 내려갔고, 허리 통증까지 발생, 더 낮은 곳인 재활군으로 향했다. 회복 후 2군으로 복귀해 4월 27일 롯데전에서 홈런을 때려냈지만 퓨처스리그 18경기 타율 .238(42타수 10안타) 2홈런 6타점으로 반등하지 못한 채 퇴출 통보를 받았다.
KIA의 해즐베이커 퇴출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달 말 고척에서 만난 김기태 감독은 해즐베이커의 홈런에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홈런을 쳤지만 이제 1경기에서 친 것뿐이다”며 말을 아꼈고, 현장에서 만난 KIA 관계자 역시 “미국 현지에서 새 외국인타자와의 계약 진행에 따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발 빠르게 움직인 KIA는 결국 해즐베이커의 대체 외인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1990년생 좌투좌타 외야수 프레스턴 터커로 오는 13일 입국해 메디컬체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휴스턴과 애틀랜타, 신시내티 등 메이저리그 팀에서 뛰었고, 올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팀인 샬럿 나이츠에서 24경기 타율 .284, OPS .771를 기록했다. “강한 스윙을 바탕으로 한 장타력이 강점이며, 선구안과 컨택트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라고 새 외인을 소개했다.
KIA는 전날 잠실 두산전에서 5-3으로 승리하며 4연패를 끊어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38경기 13승 1무 24패(승률 .351)의 부진 속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공동 4위 LG와 NC에 무려 8.5경기 차로 뒤쳐졌다. 더 이상 해즐베이커를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KIA의 결단이 분위기 쇄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제레미 해즐베이커. 사진 = KIA타이거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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