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마이데일리 = 여동은 기자]부천에 거주하는 대학교 교직원 박미연(39세, 여) 씨는 평소 긴장만 하면 배에 가스가 차서 빵빵한 복부 팽만감과 함께 갑자기 설사를 하느라 화장실에 들락거려서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병원을 찾아 위, 대장내시경, 복부초음파, CT 등 각종 검사를 받아보아도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 처방약을 복용해봤지만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지인의 소개로 한의원을 찾은 박 씨는 담적병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서 복부팽만감도 많이 개선되었고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횟수도 많이 줄어 업무 효율도 올랐다.
과민성대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과민대장증후군'으로 개칭)은 인구의 약 7~15%가 의심될 만큼 많은 사람들이 그 증상을 호소하지만 재발이 잦아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 중 하나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 내시경이나 엑스선 검사로 확인되는 특정 질환은 없지만 식사나 가벼운 스트레스 후 복통, 복부 팽만감과 같은 불쾌한 소화기 증상이 반복되며, 설사 혹은 변비 등의 배변장애 증상을 가져오는 만성적인 질환이다"면서 " 과민성대장증후군은 특정 원인이 될만한 기질적인 원인이 없어 치료가 이뤄지기 힘들고 재발이 잦다는 특징을 갖는데, 한의학적으로는 위장 외벽에 쌓인 노폐물인 담적이 유발하는 담적병이 원인일 수 있다"라고 전했다.
미처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가 위 속에서 부패해 독소가 만들어지고, 그 독소가 손상된 위 점막을 타고 스며들어 위장 외벽에 쌓인 것이 담적(痰積)이며, 담적이 유발하는 각종 증상이 담적증후군으로 불리는 담적병(痰積病, 담적증)이다.
담적병이 지속되면 위장 기능이 떨어지고 담적 독소는 더욱 쌓이는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일차적으로 만성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복부가스, 목 이물감,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위장 장애가 나타난다. 과민성대장증후군도 이때 나타나는 증상이다는 것이 박지영 원장의 설명이다.
담적이 제때 제거되지 않으면 담적 독소가 혈액이나 림프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서 어깨결림, 두통, 만성피로 증상, 어지럼증, 우울증, 불면증, 여성의 경우 생리통, 생리불순, 조기폐경 등 다양한 전신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전신증상으로 인해 현대 한의학에서는 담적병(담적증)을 담적증후군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담적병은 소화기, 신경계, 순환계, 비뇨 생식기계 등 각 기관의 증상을 통해 자가진단해 볼 수 있다. 첫째, 담적병의 소화기 증상으로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트림이 수시로 나고 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 등이 반복된다 ▲명치 통증이나 명치 아래 통증이 있다 ▲윗배가 나오고 늘 배가 빵빵한 복부 팽만감이 있다 ▲목 이물감이 있고 목에 뭐가 걸린 느낌이 있다 ▲신경 쓰면 배가 아프다
둘째, 신경계 증상은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럼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셋째, 순환계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신장 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하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하다. ▲오른쪽 갈비뼈 아래 통증, 왼쪽 갈비뼈 아래 통증이 있다
마지막으로 비뇨 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 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대하가 많다
이들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담적으로 인한 담적병(담적증)을 의심하고 담적병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박지영 원장은 "담적병 치료는 체내 누적된 담적 독소를 원활히 배출하고 위장 움직임의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데, 환자 개인별 체질과 담적병 유형에 맞추어 담적을 풀어줄 수 있는 한약을 처방하고, 위장 경락 순환을 도와줄 수 있는 약침과 침 치료, 온열치료를 병행하게 된다."면서 "담적병의 원인인 담적이 제거되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비롯해 복부 팽만감, 두통, 우울증 등 담적으로 유발된 각종 전신증상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담적병(담적증)은 보통 6개월 이상 장기 치료 기간이 요구되는데, 각종 검사로도 확인이 어렵다 보니 이미 증상이 한참 진행된후 한의원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박지영 원장의 설명이다.
[사진 = 부천 으뜸한의원 제공]
이석희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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