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게 우리팀 원칙이다."
지난 수년간 KBO리그를 지배한 타고투저 시대가 저물어간다. 반발계수를 줄인 공인구의 등장, 뉴 페이스 외국인투수들의 좋은 활약 등 다시 투수들이 힘을 낸다. 몇몇 야구관계자들은 "이제 진짜 야구를 보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확실히 홈런은 줄어들었다. SK가 직격탄을 맞았다. 5일까지 55홈런으로 NC(63개)에 이어 2위. 지난 2년간의 233~234홈런에 턱 없이 부족한 페이스. 실제 홈런이 줄어든 SK 타선은 살짝 정적인 느낌이 있다. 타선 파괴력만 놓고 볼 때 리그 최상위권과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SK는 5일 고척 키움전 승리로 단독선두를 지켰다. 홈런 감소에도 SK가 선두를 질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4~5일 고척 키움전의 경우 불펜진이 돋보였다. 염경엽 감독 특유의 디테일한 관리 및 적절한 운용이 돋보였다. 확실히 SK는 시즌 초반 마운드가 좋다. 평균자책점 3.55로 3위.
야수들에게도 눈에 띄는 모습이 보인다. 거창하게 말하면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러나 알고 보면 주루의 기본이다. 최선을 다하는 주루, 상대 빈틈을 노리는 공격적인 주루다. 단순히 팀 도루 1위(53개)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4일 경기를 보자. 9회초 키움 마무리 조상우를 무너뜨린 건 간판타자 최정의 결승타였다. 과정을 보자. 2사 1루서 고종욱의 질주가 돋보였다.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쳤고, 김하성이 살짝 여유 있게 처리하는 사이 1루를 밟았다.
고종욱의 발은 빠르다. 그러나 김하성의 반응 속도가 살짝 늦었다. 장정석 감독은 "2루에 던졌다면…"이라고 아쉬워했다. 실제 2루수 김혜성이 2루 커버를 했고, 1루 주자 김강민의 주루는 늦은 감이 있었다. SK 염경엽 감독도 "하성이가 저렇게 여유 있게 처리하면 안 되는 건데, 저러면 세이프 되는데…"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결정적인 건 고종욱의 폭풍 주루였다. 본래 발이 빠른데다 반드시 살아야 한다는 마인드가 있는 듯했다.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렇게 세이프 됐고, 이후 최정의 결승타가 나왔다. 염 감독은 "그게 우리 팀 원칙"이라고 말했다.
승패와 큰 연관이 있는 장면은 아니다. 그러나 5일 톱타자로 나선 김재현의 4회초 주루도 돋보였다. 선두타자로 등장해 최원태의 슬라이더를 공략, 1,2간을 꿰뚫는 타구를 날렸다. 타구가 불규칙바운드로 흘려갔으나 2루로 가는 건 무리였다. 그러나 우익수 제리 샌즈가 공을 잡고 1루로 던지는 타이밍에 재빨리 2루까지 향했다. 샌즈의 대처가 그렇게 늦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2루까지 간 건 그만큼 김재현의 최선을 다한 주루가 돋보였다는 뜻이다.
최근 KBO리그 팀들은 점점 작전야구 빈도를 늘린다. 경기 중반 승부처 희생번트, 히트&런, 도루 등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서 SK는 최선을 다하는 주루,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는 공격적인 주루로 득점력을 높인다.
야구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그 기본이 강팀의 토대가 되는 걸 SK가 새삼 느끼게 한다. 괜히 1위를 하는 게 아니다.
[고종욱(위), 김재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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