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앵벌이" 유진박, 매니저에 사기당한 비운의 천재 [MD리뷰]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MBC스페셜'에서 유진박을 둘러싼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났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유진박에게 전부였던 매니저 K가 그의 돈을 횡령하고 있었다.

10일 밤 방송된 MBC 'MBC스페셜'에는 '천재 유진박 사건 보고서'라는 주제로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에 대해 그려졌다. 유진박은 앞서 고깃집연주 사건 이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진박은 "잘 살고 있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 가끔 사람들이 날 알아보니까 기분이 좋다"라고 인사했다. 성기연 PD와는 앞서 '사람이 좋다'를 통해 만난 바 있다.

성 PD는 유진박의 일반적인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었다.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난 매니저 K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됐고, 결국 그가 유진박을 착취하고 있었다는 것이 알게 됐다.

유진박은 현재 조울증을 앓고 있었다. 그의 집 벽면에는 온통 뜻모를 낙서들이 있었고, 유진박은 이를 자신의 악상이 떠오르는 대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가 조증일 때 폭발하는 에너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

한 제보자에 따르면, 유진박이 어머니에게 상속받은 제주도 땅이 있었지만 유진박에게 말하지 않고 팔아넘겼다는 것. 제보자는 "돈이 없다. 0원이다. 매니저 K가 자꾸 돈을 빌려오는 것"이라며 "도박이다. 이렇게 표현하면 극단적일지 모르지만, 유진이가 앵벌이를 하는 거다. 유진이를 시켜서 앵벌이를 하게 하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직접 제주도의 땅을 찾아갔고 확인 결과, 제주도 2000평의 땅을 유진박에게 말하지 않고 매니저 K가 고스란히 팔아넘겼다. 또 K는 유진박이 살고 있는 집 보증금 1억원 중 5천만원을 가져갔고 월세도 수 개월 밀려있었다. 사채 2억원, 부동산 5억원까지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7억원의 피해를 본 셈이었다.

줄리아드 동문은 "불쌍했던 게 뭐냐면, 유진이가 시키는대로 한다. 지금 매니저가 그러는데 자기가 지금 당장 옷도 사고 밥도 먹어야 하는데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더라"라고 증언했다.

유진박은 "내 조울증 때문에 조금 창피하다. 길거리에 다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 이런 병 있는 거 그냥 보면 알 수 있을까. 가끔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특이한 티가 안 날 수 있게"라고 말했다.

'스페셜' 팀은 서울시장애인 인권센터와 만나, 매니저 K와의 분리 절차에 대해 논의했다. 센터 측은 사전에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갖춰야한다고 말했다. 변호사는 "성년후견인이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방안을 내놨다.

이어 'MBC스페셜' 팀은 취재 결과를 유진박에게 조심스럽게 알렸다. PD는 "공연을 하면 돈이 어떻게 들어오는지 알고 있나?"라고 물었고 유진박은 "공연이 계속된다면, 공연 당 기백만원 정도 들어올 거다. 그 정도 수준을 유지한다면 모든 게 괜찮을 거다. 은행 업무를 볼 줄 모르는데, 조금씩 배워가야한다. 지금은 매니저가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채를 써본 적은 없다"라며 제주도 땅을 매니저 K가 판 것에 대해 "제주도에 재산이 없었다. 제주도에 살아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또 "매니저가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판 것을 알고 있었나?"라는 질문에 "아니다. 그 분이 그런 일을 했다면 내 이모님과 이야기를 했을 거다. 정직한 사람이다. 내 이모도 매니저 K가 정직하다고 알고 있다"라며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았다. 이모와의 오랜 통화 끝에 사실을 점차 받아들였다.

매니저 K는 "이모님과 통화를 하고 정리되는 내용을 PD님에게 전하겠다"라며 의외로 차분하게 상황을 받아들였다. 이어 유진박은 은행을 찾아갔고 땅을 팔며 체납된 세금이 1억여원. 의료보험은 소멸, 예금 통장 가압류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언제 '네'라고 하고 언제 '아니오'라고 해야하는지 잘 모른다"라며 "똑같은 일이 또 반복되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난 조금 속물이었다. '나 유진박이야'라는 게 있었다. 앞으로도 그런게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난 뮤지션이고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알아야 한다"라며 "자신, 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유진박의 매니저 K를 사기와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또 유진박의 성년후견인을 심판청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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