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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소련농구 대표팀 가란진 감독은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미국을 이겨 금메달을 따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미국은 단 한번도 진 적이 없는 세계 최강의 농구팀. 가란진은 대표팀 주장 세르게이, 리투아니아 출신의 문제아 모데스타스, 치명적인 불치병을 앓고 있는 센터 알렉스 등을 이끌고 결승전에서 미국과 만난다. 양팀은 역대 유례없는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며 올림픽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부를 펼친다.
실화에 바탕을 둔 ‘쓰리 세컨즈’는 끈끈한 동료애와 따뜻한 리더십이 빚어낸 감동의 올림픽 드라마를 스펙터클한 액션에 담은 작품이다. 실제 3초를 남겨놓고 벌어진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스크린에 옮긴 이 영화는 개성이 강했던 선수들이 어떻게 ‘원 팀’으로 뭉쳐 서로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되는지를 시종 뭉클하게 그려낸다. 금메달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팀원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더 가치있다는 깨달음의 메시지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스토리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란진 감독은 서로 반목했던 대표팀 선수들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하나로 뭉치게 했다. 감독을 못 미더워했던 선수들은 그의 속 깊은 배려심에 점차 마음의 문을 연다. 그는 선수들의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용병술로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미국을 꺾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영화는 믿기 어려운 실화다.
농구 경기 특유의 스피드와 박진감을 살려낸 촬영도 돋보인다. 제작진은 6개월의 리허설과 300개의 시퀀스, 수천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해 올림픽 농구 결승전을 거의 그대로 재현해냈다. 슬로우모션, 초고속 카메라, 천장에 매달린 이동식 카메라 등을 다양하게 활용해 결승전의 숨막히는 접전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당시 TV 중계화면과 영화의 장면이 거의 흡사할 정도다. 47년전의 경기였지만, 지금 봐도 손에 땀을 쥐게할만큼 흥미진진하다.
‘쓰리 세컨즈’는 단순히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과정을 보여주며 통쾌함을 느끼게 하는 영화가 아니다.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올림픽정신이 있고, 서로를 존중하는 스포츠정신이 있으며, 무엇보다 뜨거운 휴머니즘이 살아 숨쉰다. 중요한 것은 3초가 아니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이다.
‘쓰리 세컨즈’는 당신의 마음 속에 믿음의 덩크슛을 내리꽂는 영화다.
[사진 = C&S 트레이드]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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