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제주유나이티드의 신인 이규혁이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원팀'으로 뛰며 묵묵히 성장하고 있다.
이규혁은 각급 연령별 대표를 거친 유망주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도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측면 수비수지만 ‘동국대 마르셀로’라는 별명답게 오버래핑과 공간 돌파가 특기다. 또 정교한 왼발 킥을 활용한 공격 포인트 생산 능력도 돋보인다.
올 시즌 제주 유니폼을 입은 이규혁은 하나원큐 2019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 신인 대표로 나서 남다른 입담까지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주변에 기대와 달리 스포트라이트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강릉시청과의 2019 KEB하나은행 FA컵 32강에서 첫선을 보였지만 아직 K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U-20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의 차출 불가로 대체 발탁됐지만 세네갈과의 8강전까지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필드 플레이어는 이규혁이 유일하다.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이규혁에게 찾아온 첫 번째 성장통이었다. 하지만 이규혁은 푸념 대신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맸다. 언제, 어떤 상황에 투입되더라도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기 위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원팀의 소중함이다. 이규혁은 제주 입단 후 위기 속에도 흔들리지 않은 선배들을 지켜보며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
이규혁은 "팀 분위기를 조성하는 건 정신적 결합이라는 것을 제주에 와서 느꼈다. 처음 프로 무대에 와서 팀 부진과 맞물리면서 조급함과 부담이 앞섰다. 하지만 선배들이 부담감이 많을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모든 에너지를 팀을 위해 쏟는 것을 보고 가슴이 울렸다"고 말했다.
U-20 대표팀은 12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결승행 티켓을 놓고 에콰도르와 맞붙는다. 이규혁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또 다시 벤치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경기에는 언제든지 나갈 수 있으니 항상 준비하고 묵묵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내가 영웅이 되지 않아도 좋다"고 운을 뗀 이규혁은 "제주와 마찬가지로, U-20 대표팀도 뛰는 선수와 그렇지 못하는 선수가 있는 것은 같다. 뛰지 않은 선수도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는 선수다. 어쩌면 1분도 뛰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올 수 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우리는 원팀이니까"라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 = 제주유나이티드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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