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거창군 문화와 산업을 융합하여 많은 콘텐츠를 키운다
탁상공론을 벗어난 기발한 아이디어
지난 봄 부터 경상남도 거창군(구인모 군수)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결같이 엄지 척!을 하고 있다. 여행 목적을 뚜렷하게 세우고 온 만큼 손에 쥐어지는 것도 확실하고 특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힐링의 기쁨을 맛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거창군이 실속 있는 관광지로 입소문이 난 이유는 구인모 군수를 필두로 전 직원이 책상을 박차고 나가 현장에서 콘텐츠를 찾은 덕분이라고 본다. 그리고 특별히 더 칭찬을 하고 싶은 것은 거창군 혼자서 관광객 유치를 한 것이 아니라 거창 지역의 많은 기업들과 손을 잡은 부분이다.
거창군은 지난 3월부터 올 연말까지 ‘거창군 산업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관광 상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닌 ‘거창 브랜드’로 거창군과 서울우유협동조합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장견학과 지역관광을 연계해서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개발한 것으로 지난 2월에 업무협약 체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3월 첫 단체 여행객을 받은 이후 100% 만족도를 자랑하며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는데 거창군 산업관광 8개 코스 모두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지역축제 총감독 시선을 보자면 관광상품을 개발해서 적극 추진하는 것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고, 무엇보다도 8개 코스를 만들어 관광객들이 기호에 맞는 체험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인기 코스로는 서울우유거창공장견학·거창수승대 투어·거창전통시장 또는 거창종합푸드센터 쇼핑 코스가 가장 인기가 있고, 여행사를 통해 오는 단체는 거창 수승대 투어·서울우유거창공장견학·사과테마파크 사과피자 만들기 코스를 선호한다고 한다. 특히 체험마을과 연계한 사과피자만들기 유료 프로그램 코스는 체험비를 지불함에도 불구하고 선호도가 매우 높다. 점차 탄력이 붙어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데 지역 농가 소득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지역축제와 마찬가지로 관광 상품 역시 관광객 만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얻어내야 한다. 이런점에서 본다면 구인모 군수가 추진한 ‘거창관광상품’은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은 쾌거라고 본다.
관광상품 단골 코스 수승대 힐링의 원천
거창관광상품의 주요 코스인 ‘수승대 투어’는 가히 신(神)이 내린 선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수승대 투어에는 거창문화재단 전통음악 아카데미 수강생들이 참여해 전통음악 공연도 진행되고 있다. 하늘이 내린 천하절경에서 우리 전통음악을 음미하는 풍경은 상상만 해도 힐링이 된다. 전통 음악 아카데미 수강생들에게는 실력 향상과 배움의 나눔 기회가 주어지고, 관광객에게는 지역의 공연 이벤트를 즐기는 기회가 되니 이것이 바로 상생인 셈. 그것도 산과 물이 만들어 낸 수승대에서 이뤄지니 평생 추억이 될 것이다.
거창 수승대는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에 있는 영남 제일의 동천(洞天)이다. 국어사전에 동천은 ‘산과 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경치를 지닌 곳’이라고 나와 있는데 옛 사람을 동천을 신선이 사는 곳이라고 했다. 신선이 사는 곳이라고 명명 될 만큼 신비롭고 아름다운 수승대는 넓은 화강암 암반으로 이루어진 계곡이다. 암반 위를 흐르는 계곡물과 숲이 어우러져 빼어난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다. 이 덕분에 지난 2008년에 명승 제53호로 지정되었다.
수승대라는 이름도 새겨볼만 하다. 수승대가 있는 거창군 위천면 황산리는 그 옛날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었다. 신라로 가는 백제 사신들이 이곳에서 가족들과 송별했고 이별의 서러움을 담아 수송대(愁送臺)라 불렸다. 그러다가 퇴계이황(李滉)이 이곳의 풍경을 예찬하는 시 한 수 읊었는데, 수승대(搜勝臺)라는 문구가 있어 이때부터 수승대(搜勝臺)라고 불렀다. 수승대에는 거북바위를 비롯해 요수정(樂水亭)과 관수루(觀水樓)가 아름다운 계곡물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 또 주변에는 구연서원과 원각사 등이 자리하고 있어 문화탐사를 할 수 있는 문화경관으로서의 가치 또한 높다. 거창 수승대를 가보지 않고는 거창을 봤다 할 수 없을 만큼 널리 회자 된 거창 수승대지만 또 쉽게 가볼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있어 큰 맘 먹고 찾아가야 하는데 거창관광상품 체험 신청을 하면 덤으로 둘러 볼 수 있으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계절별 맞춤 프로그램으로 큰 호평
오늘 축제이야기는 거창군 관광상품에 초점을 맞추려고 처음부터 작심했다. 일종의 집중과 선택인 셈이다. 거창군은 이번 6월부터는 폭염과 폭우를 대비해 수승대 목재문화체험장을 활용한 실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광객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관광상품을 보완 진화시켜 나갈 계획인데 이런 점에도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역축제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은 그 지역의 인문학적 요소인 문화와 역사를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의 경제 소득을 높이는데 있다. 문화와 역사가 씨줄이라면 지역특산물은 날줄이다. 좋은 베는 씨줄과 날줄을 이루는 재료가 좋아야하지만 이에 못지않은 것이 베를 짜는 장인의 손길이다. 씨줄과 날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상품가치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거창군 관광상품도 마찬가지. 구인모를 군수를 필두로 한 전 직원이 씨줄, 그러니까 거창군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잘 다듬어 놓았고, 날줄에 해당하는 거창군내 기업들이 적극 동참한 덕분에 명품 관광 상품이 된 것이다. 거창군 산업관광에 참여한 한 관광객은 “평소 거창에 여행을 올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산업관광을 통해 거창의 대표 관광지를 다녀보고 체험활동까지 즐길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거창군 산업관광을 주위에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거창군 관광상품을 경험한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거창 관광상품을 직접체험하고 싶은 분들은 거창군 문화관광과 관광정책담당으로 문의하면 얼마든지 동참이 가능하다. 요즘 교과서에 나와 있는 지역 탐사가 초등학생 체험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상품을 이용하면 살아 있는 공부와 더불어 힐링의 기쁨을 채워갈 것이라고 본다.
관광상품 기왕 하는 거 더 화끈하게 거창답게
요즘 지역축제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른 인물이 미스트롯 진 송가인이다. 진도가 고향인 송가인은 어머니 송순단(국가무형문화재 72호 진도씻김굿 전수조교)의 영향을 받아 판소리를 공부한 덕분에 진도 아리랑을 빼어나게 잘 부른다. KBS 전국노래자랑 (MC 송해)에 나와서 진도 아리랑을 불러 진도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진도 못지않은 거창 무형문화재를 떠올려봤다.
거창군은 농업이 주를 이뤘던 만큼 일 할 때 부르는 노동요가 많이 전승됐다. 모찌기소리, 모심기소리, 논매기소리 등 남성들이 불렀던 일노래도 많고, 여성들이 삼을 삼으며 부르는 삼삼기 소리, 베틀소리도 거창에 많이 남아 있다. 이 외에도 신세한탄가, 동풍가, 자진난봉가 등이 남아 있는데 거창 고유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일노래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거의 모두 이런 노래들이 사장(死藏)되어 있다. 노래를 아는 사람도 드물고 불러보겠다는 사람도 없다. 이런 현상을 뒤집어 보는 것도 좋은 문화능력이다.
16일 폴란드 우츠 스타디움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U20월드컵 결승전이 펼쳐졌을 때 대한민국 곳곳에서 열띤 응원이 이어졌다. 언제나 그렇듯 응원 아리랑 떼창이 하늘을 찔렀는데 거창에 집중하다보니 이 또한 거창으로 연결이 되었다. 현재 거창에서는 매달 면 단위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이번 6월만해도 지난 8일 거창 문화거리에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문화거리행사가 펼쳐졌다. 또 13일에는 거창군 주상면(면장 장시방) 면사무소 앞마당에서 지역 독거어르신 100명을 모시고 '어르신 효(孝) 드림 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이런 작은 축제장에서 거창에서 전승되는 옛 노래 한곡이 꾸준히 불린다면 이 또한 거창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또 기대를 걸어보는 ‘거창 한마당 대축제’
거창은 불멸의 독창성을 지닌 수승대 같은 절경을 품고 있는 참으로 거창한 지역이다. 그런데다가 유.무형의 문화자산 또한 무궁무진 해 이제껏 없었던 신선한 문화콘텐츠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대한민국 가을 축제의 시그널이라 할 수 있는 '거창 한마당 대축제'가 기대되는 이유다. 1982년도에 첫 행사를 가진 거창 군민의 날은 2011년까지 군민의 날, 아림예술제, 체육대회, 평생학습축제, 녹색곳간 농산물 한마당, 거창한거창 사과마라톤대회가 따로 개최되었다. 그러다가 2012년 거창군민의 날 조례를 제정하고 그해부터 각종 축제와 체육대회를 통합하여 '거창 한마당 대축제'로 변화를 주었다. 거창군민과 출향인들, 그리고 내로라는 하는 연예인과 문화 예술인들이 함께 경축하고 참여하면서 이름 그대로 거창한 한마당 축제로 몸집이 커졌는데 이제부터 필요한 것이 거창의 정체성이 담긴 신선한 콘텐츠다. 지역축제 총감독을 하면서 필자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옛 것을 바탕으로 삼고 그 위에 새로움을 더한다는 이 말은 지역의 전래 문화를 눈여겨보라는 뜻이기도 하다. 지역관광과 공장견학을 연계해서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개발한 '거창관광상품'이 ‘거창 한마당 대축제’로 선순환 될 수 있도록 거창군 구인모 군수가 또 어떤 모색을 하고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필자 소개
김종원 축제칼럼니스트는 지역축제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지역 축제를 성공시켜 문화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외 많은 상(賞)을 수상했다. 또한 지역 축제 총감독 으로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양구배꼽축제’ ‘지리산함양 곶감축제’ ‘남해 보물섬 마늘 축제’등 10여개 지역 축제의 지휘봉을 잡았다. 또 ‘2019관악강감찬축제’ 총감독 공개모집에 최종 선발되어 축제를 총괄 진행하고 있다.
- (現)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 (現) 제이스토리미디어 대표
- (現) 파주시 정책자문위원 (경제문화분과)
-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수상) 외 다수 수상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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