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최근 늦은 결혼과 출산으로 자궁근종 등 자궁질환의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가임력을 보존하는 치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엔 자궁근종 크기와 발병 부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초음파를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엔 더 정확한 해부학 정보를 제공하는 자기공명영상(MRI)을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각에선 다소 비용 부담이 있는 MRI 촬영이 ‘과잉진료’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병의원은 ‘하이푸(HIFU, 고강도초음파집속술)’ 시술 전엔 MRI 검사가 필요하지만 시술 후엔 별도의 촬영이 필요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궁 질환의 치료 효과 향상과 재발 관리에 치료 전후 MRI 촬영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자궁근종은 자궁평활근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전체 여성의 60%가량에서 발병할 정도로 흔하다. 최근 임신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출산 횟수가 줄면서 여성호르몬에 더 일찍, 장기간 노출돼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통증, 생리통, 생리불순, 압박감이 나타나고 심하면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빨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자궁선근증은 자궁근육층으로 침투한 자궁내막 조직이 팽창되면서 자궁 전체가 커지는 질환으로 자궁출혈, 태반유착증, 조산 등의 임신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자궁 질환 치료는 과거 자궁을 적출하는 자궁절제수술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자궁 보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색전술, 하이푸 같은 최소침습 치료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그 중 하이푸는 고강도초음파를 한 곳에 모아 발생시킨 65~100도의 고열로 종양을 제거한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 출혈이 없고 통증이 적으며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세포(물) 비율이 낮은 자궁근종을 대상으로 개수가 적거나, 병변이 타 장기와 어느 정도 떨어진 경우에 치료 대상이 된다.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MRI 검사이다.
하이푸는 크게 초음파 유도 고강도집속초음파(Ultrasound-guided HIFU)와 자기공명영상 유도 고강도집속초음파(MRI-guided HIFU, MR하이푸)로 나뉜다. 이 중 MR하이푸는 고해상도 MRI 영상으로 환자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온도 측정 및 쿨링시스템이 적용돼 수술 안전성과 효과가 높다. 시술 직후 결과를 알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기본적으로 MRI는 초음파보다 영상의 질이 우수해 더 넓은 부위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이는 자궁근종 크기와 개수, 위치, 자궁내막과의 관계, 자궁 주변 장기까지 정확히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 자궁근종 개수가 많고 크기가 작아질수록 MRI와 초음파의 효과 차이가 커진다.
악성종양인 자궁육종을 감별하는 데에도 MRI가 유리하다. 자궁육종은 초음파 검사만 시행할 경우 자궁근종과 비슷한 둥근 형태로 보여 구별이 어렵다. 반면 MRI는 세포밀도나 혈류량 등이 일반 근종과 다르게 나타나 감별 능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더불어 MRI는 치료 효과를 예측하고, 시술 후 2차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영선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가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을 괴사시키는 데 적정한지, 자궁 주변 장기와 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 사전 MRI 검사는 필수”라고 말했다.
자궁근종 치료 후에도 마찬가지다. 김영선 원장은 “자궁근종은 재발률이 비교적 높은 질환이다. 자궁근종 하이푸, 색전술 시술 후 MRI 검사로 치료 효과를 즉각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2차 치료 필요성을 판단하고, 필요 시 추가 치료 계획을 세울 때에도 MRI 검사로 병변과 환자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민희 min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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