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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U-20 월드컵 골든볼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어려운 일은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세계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던 피구(포르투갈)가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의 성공이 성인 무대에서 성공을 보장지는 않는다는 뜻을 나타냈다. 피구는 지난 19일 열린 'SportX Night with 루이스 피구' 행사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골든볼을 차지한 이강인(발렌시아)에 대한 조언을 전했다. 피구는 2019 FIFA U-20 월드컵 준우승 주역으로 활약하며 골든볼을 차지한 이강인에 대해 "U-20 월드컵에서 최고 선수상을 받은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면서도 "그것보다 어려운 일은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매일 노력하며 본인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구는 지난 2000년 발롱도르에 이어 2001년에는 FIFA 올해의 선수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1991년 FIFA U-20 월드컵에서 조국 포르투갈의 우승 주역으로 활약하며 포르투갈의 황금세대 중심에 있었던 피구는 성인 무대에서도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바르셀로나(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인터밀란(이탈리아) 같은 유럽 명문구단에서 활약한 피구는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는 A매치 127경기에 출전해 32골을 터트리는 등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다.
피구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드러내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피구는 누구보다 그점에 대한 어려움을 잘 아는 선수다. 그 동안 FIFA U-20 골든볼을 차지한 선수들 역시 성인 무대에서 기대 만큼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보단 존재감 없이 사라져간 선수들이 더 많았다. 가장 최근인 2010년대에 FIFA U-20 월드컵 골든볼을 차지한 선수들을 살펴보면 지난 2013년 대회 골든볼을 수상한 포그바(프랑스) 이외에 알메이다(브라질) 트라오레(말리) 같은 선수들은 잠재력이 성인무대에서의 실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국에서 열린 지난 2017년 대회 골든볼 솔랑케(잉글랜드)도 프로무대에서 기회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에서 지난 2007년 열린 FIFA U-17 월드컵에서 5골을 터트리며 스페인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보얀은 당시 세계 최고의 유망주로 주목받았었다. 보얀은 대회가 끝난 후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꾸준한 출전기회를 얻기도 했지만 결국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보얀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선수들이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사라진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선수 개인의 자만과 나태함, 부상 등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청소년 무대에서의 성공이 축구선수로서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국축구는 최근 2019 FIFA U-20 월드컵 준우승 뿐만 아니라 2009년과 2013년 열린 FIFA U-20 월드컵 8강, 2009년 FIFA U-17 월드컵 8강,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아시안게임 2연패 등 성인 무대 입성을 앞둔 선수들이 다양한 세계 대회에서 성적을 냈다. 한국축구는 잠재력이 기대받는 유망주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U-20 월드컵에서 최고 선수상을 받은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유지하는 일"이라는 피구의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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