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노리고 치는 게 안 된다."
키움 외야수 김규민은 1군에서 자리를 잡은 작년에도, 맹타를 휘두르는 최근에도 '공 보고 공 치기'를 한다. 19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만난 김규민은 "지금도 공 보고 공치기를 한다. 노리고 치는 게 잘 안 된다"라고 말했다.
최근 KBO리그 투수들은 홈플레이트에서 급격히 변하는 투심이나 컷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한다. 타자 입장에선 기존의 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투수들의 클래식한 주무기들과 함께 대처해야 할 구종이 늘어난 셈이다.
때문에 미리 투수의 투구패턴을 파악하고, 의도적으로 특종 구종을 버리거나 취하는 차원에서의 '노림수 타격'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김규민은 "노림수를 갖고 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건(공 보고 공치기) 못 바꾸겠다"라고 말했다.
타격에 정답은 없다. 김규민은 자신의 방식대로 실력을 발휘하면 된다. 어느 구종이든 갖다 맞히는 능력이 좋다. 공 보고 공치기를 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타석에서 너무 많이 생각하면 오히려 반드시 쳐야 할 공을 놓칠 수도 있다.
결정적으로 강병식 타격코치가 김규민의 야구를 신뢰한다. 김규민은 "타격코치님은 정말 긍정적이다. 평소에 타격 매커니즘에 대한 대화를 하지만, 연습타격을 한 뒤에는 컨디션 정도를 물어볼 뿐이다. 그저 그날 상대하는 투수의 구종이 뭔지, 9등분한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봐라, 혹은 좁게 봐라' 그 정도만 말씀하신다"라고 말했다.
타격은 단순하지 않다. 물론 김규민은 타석에선 단순하다. 그러나 타석 밖에선 치열하다. 강 코치와 충분히 대화를 나눈다. 김규민은 "나뿐 아니라 김혜성, 송성문 등 다른 젊은 타자들도 마찬가지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김규민은 박병호의 이탈로 제리 샌즈가 1루수를 맡으면서 외야수로 고정 출전했다. 박병호가 돌아온 뒤에도 이정후가 잔부상으로 빠지자 중용됐다. 다만, 최근 페이스가 좋다 보니(최근 10경기 36타수 13안타 타율 0.361) 자신도 모르게 스윙이 커졌다. 그는 "스윙이 커지면서 변화구가 안 맞더라. 코치님에게 질문했고, 좋은 말씀도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대화와 연구를 통해 장점을 살리고, 좋은 멘탈도 유지한다. 김규민은 "병호 형이 돌아오면 당연히 백업으로 돌아갈 것이다. 서운하지 않다. 지금도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젊은 선수들과 뭉쳐 팀 승리에 도움이 되면 만족한다. 타순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규민에게 마지막 숙제는 경기를 준비하는 루틴이다. 주전 타자들도 타격 사이클이 있다. 하물며 김규민처럼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타자는 타격감 유지가 더욱 쉽지 않다. 그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지금도 찾아가는 과정이다. 루틴을 찾아서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의 차이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장정석 감독도 김규민을 흥미롭게 지켜본다. 김규민의 행보 자체가 키움 전력을 살찌우는 하나의 요소다. 장 감독은 "1년 중 타격사이클이 가장 좋을 때가 찾아오는데, 김규민이 그 시기다. 김규민 같은 백업 주전들이 잘해주고 있다. 이 흐름을 좀 더 지켜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규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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