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 이성민 "자신없어 포기한 적도, 악당 캐릭터 하고파"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던 작품도 있었어요."

24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 배급 NEW) 인터뷰에는 배우 이성민이 참석했다.

이성민은 극 중 형사 한수 역할을 맡았다. '비스트'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와 이를 눈치 챈 라이벌 형사 민태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다. 그동안 그가 했던 캐릭터 중에서 단연 센 캐릭터를 소화했다.

"실제로 저희가 찍은 건 영화에서 보는 것보다 액션씬이 많았어요. 수위 때문에 많이 편집을 했을 거예요.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기도 하고 폭력이 많거나 액션이 많은 영화가 아님에도, 정서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센 가봐요. 감독님이 액션이나 주먹을 휘두르는 것에서 '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거의 스트레이트예요. 영화 속에서 주로 제가 맞는데, 이번에 때려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맞으니까 편하더라고요. 수건을 덮으면 안 보이니까, 이 사람이 연기지만 공포가 있었나봐요. 그 배우에게도 사고는 없었지만 힘들었을 거예요."

그는 자신 안의 비스트(짐승)이 있는지 묻자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러지 않으려고 그 쪽에 발을 안 담그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있다"라는 현답을 내놓았다.

작품 속에서 춘배(전혜진)의 대사 중 하나인 "선택은 네가 한 거잖아"라는 말 속에서, 각자가 비스트가 되느냐 아니냐의 선택은 모두가 한 번쯤은 해봤을 터다. 이성민 또한 그런 점들을 공감하면서 작품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영화를 결정할 때 작품이 제게 오는게 감사하지만, 어떤 것을 결정할 때는 나한테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첫째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얼마나 흥미있는 이야기인지요. 배우들은 자기가 그동안 살아온 지식, 정서,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배우의 외모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제 안에 자신이 없는 부분도 있어요. 어떤 부분은 이야기가 좋은데 포기한 경험도 있어요. 제가 한다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였어요. 그 때는 포기한 적이 있어요. '비스트'도 그냥 이야기가 좋아서도 그랬고 이 정도의 한수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발을 들여놓으니까 거의 점점 늪으로 빠져갔어요. 이 작품을 계기로, 자신이 없어하는 작품들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연기 비스트'인 이성민은 어떠한 '연기 경지'를 설명했다. 자신이 오를 수 없는 산, 닿을 수 없는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비스트'를 하면서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어느 경지에 한 번 가보면 되거든요. 경력이 이 만큼이라면 한 번 위로 올라가보는 거예요. 제가 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영역의 좀 더 위에 올라가보는 거예요. 악당 캐릭터가 정말 힘들어요. 진짜 악당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제일 자신없어 하는 거예요. 다음에 어떤 기회가 온다면 한 번 도전해볼 만 하지 않을까 싶어요. 비열한 건 자신있는데. 하하."

[사진 = NEW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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