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부담을 느껴야 한다. 배에 기름 찼다, 이런 말 듣는 게 제일 싫다."
24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공식 창단식을 가진 BNK 썸. 2017-2018시즌을 끝으로 KDB생명이 농구단 운영을 접으면서, 선수들은 떠돌이 신세가 됐다. 지난 시즌 WKBL이 위탁운영을 맡고 OK저축은행이 네이밍스폰서로 거들었지만, 아무래도 다른 5개 구단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
위탁운영구단이라 예산이 풍족하지 못했다. 기본적인 물품 제공부터, 연습 장소 및 시간도 여의치 않을 때가 있었다. 무엇보다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불안감이 선수들의 마음 한 구석을 지배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BNK캐피탈이 선수들을 안고 가기로 하면서 한 숨 돌렸다. 2019-2020시즌부터 부산 금정체육관을 홈으로 사용한다. 현재는 BNK 연수원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장기적으로 전용훈련장도 건립할 예정이다.
유영주 감독은 창단식 이후 "홍소리가 그러더라. 프로 데뷔 5년만에 이런 대우는 처음이라고"라고 웃었다. (사실 KDB생명도 선수들 지원이 열악하기로 유명했다. 전용 연습체육관 없이 일반인들과 함께 구리체육관을 대관해서 사용했다)
구체적으로 유 감독은 "4월 말에 소집할 때 선수들에게 연습물품을 정리해 가방에 넣어서 줄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홍소리가 5년만에 이런 대우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선수들 식사는 매끼 출장 뷔페다. 지난 시즌에는 7000원짜리 밥을 먹었는데 지금은 인당 한끼에 2만원이다"라고 말했다. 구슬은 "지난 시즌에는 고기도 돼지고기만 먹었는데 지금은 소고기도 먹는다"라고 보탰다.
이밖에 BNK 계열사에서도 농구단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 유 감독은 "회장님이 각 계열사에 농구단에 격려도 하고 밥도 사주라고 말씀하셨나 보더라. 그랬더니 모든 계열사가 밥 사주겠다고 연락이 왔다. 지금도 약속이 쫙 잡혀있다. 정말 회사에서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제 BNK 선수들은 다른 5개 구단과 다름 없이 풍족하게 시즌을 준비한다. 그럴수록 유 감독은 선수들을 다잡는다. 그는 "주위에서 '배에 기름 찼더니 제대로 안 하는구나'라는 말을 듣기가 제일 싫다. 이런 소리를 듣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 감독은 "부담을 느껴야 한다. 선수들에게 그랬다. '사회는 해주는 것만큼 냉정하다고. 지금 대우를 잘 해준다고 해서 못하면 이 대우의 절반으로 깎일 수가 있다. 작년에 너희가 얼마나 처절했나. 지금 그보다 더 해야 한다'라고 했다. 1달에 한 번 정도는 각성을 시켜줘야 한다"라고 밝혔다.
[유영주 감독(가운데).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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