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선빵을 날리라고 했어요."
현대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몸싸움이다. FIBA는 볼 없는 지역에서의 '범핑'을 적극 권장한다. 상대의 실린더를 지나치게 침범하지 않는다면, 몸싸움을 통한 공간창출은 일종의 기술이다. 더구나 WKBL은 KBL에 비해 몸싸움에 좀 더 관대한 측면이 있다.
물론 무빙스크린 등 불법적인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바로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규칙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는 강력한 몸싸움이 필요하다. 여전히 WKBL에선 몸싸움에 능숙한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차이가 크다. 그리고 그 차이가 각 팀의 전력을 가른다. (이를테면, 우리은행은 영리한 몸싸움에 상당히 능한 팀이다)
BNK는 KDB생명 시절부터 한동안 하위권을 전전했다. 지난 시즌 WKBL 위탁운영을 받을 때 4위로 반등했다. 그러나 여전히 몸싸움에 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은 여전히 절체절명의 승부처에 약한 측면이 있었다.
중요 순간에서 상대의 몸싸움을 견디지 못해 리바운드, 루즈볼을 하나씩 빼앗기며 주도권을 내준 경기도 적지 않았다. 현대농구에서 가장 중요한 2대2도 정상적인 몸싸움이 받쳐줘야 이행할 수 있다. 냉정히 볼 때, 이 부분을 개선하지 못하면 BNK의 성적향상은 요원하다. 지난 시즌 4위가 맥시멈일 수 있다는 의미다.
유영주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여자농구 최고의 파이터였다. 아시아 최고수준의 파워포워드로 이름을 날렸다. 누구보다 몸싸움에 강했다. 저돌적인 골밑 돌파와 루즈볼, 리바운드 가담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기본적으로 파워가 좋았고, 경험이 쌓이면서 영리한 플레이를 가미했다.
유 감독은 24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창단식을 마친 뒤 "시즌 후 2달간 쉬고 들어왔다. 훈련해야 되는데 몸이 안 되니 제대로 된 훈련이 안 된다. 솔직히 놀랐다. 웨이트레이닝을 하는데 무게를 너무 못 올리더라. 그래서 몸 만드는 기간을 3개월 정도로 잡았다. 강도를 높여서 이해를 시키고 있다. 워크샵에서 PPT를 통해 '왜 우리가 이렇게 훈련해야 하나'를 설명해줬다"라고 말했다.
실제 유 감독은 "내가 배운 스타일대로 가르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지희 코치와 함께 선수들과 직접 몸을 부딪히고 있다. 이미 선수들에게 '힘들다'라는 컴플레인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힘들다는 말을 쉽게 한다. 맞춰줘야 할 부분은 맞춰줘야 하지만, 끌고 가야 할 부분은 끌고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타협은 없다는 의미다. 유 감독은 "피하지 말고 저돌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여야 이긴다. 계속 강조하고 있다. 몸 싸움을 피하면 안 된다. 피하지 말고, 오히려 선수들에게 '선빵'을 날리라고 말한다. 그래야 상대가 도망간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멀었다"라고 말했다. 시즌 준비할 때까지 몸싸움에 강한 팀을 만들면서, 적절히 컨디셔닝도 해야 한다. 물론 칭찬도 잊지 않았다. 유 감독은 "처음에는 선수들과 부딪혀도 아프지 않았다. 지금은 아프다. 많이 좋아졌다는 뜻이다. 나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BNK 선수들은 주말에도 웨이트트레이닝을 멈추지 않으며 몸을 강하게 만들고 있다. 2019-20시즌에 들어가면 유 감독 의도대로 BNK가 몸 싸움에 강해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유영주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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