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인천에 거주하는 간호사 A 씨(36세, 여)는 평소 소화가 잘 안되는 편이다. 3교대 근무로 생활하다 보니 수면시간이 불규칙적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몇 달 전부터는 잠을 자도 피로가 계속 풀리지 않는다. 병원에서 내시경, 초음파, 혈액검사 등 각종 검사를 받아보아도 이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부모님 소개로 한의원을 찾은 A 씨는 담적병으로 인한 만성피로 증상으로 진단받고 한약치료 중인데, 밥만 먹으면 늘 그득하고 트림이 나오던 증상이 사라졌고 만성피로 증상도 한결 덜해져 만족스럽다.
잠을 충분히 자도 피로감이 가시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무기력함을 느끼지만, 막상 내시경, 초음파 등 병원 검사를 해보면 별다른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피로에 해당되며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도 한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 박사)는 "만성피로는 불규칙한 식습관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영양 불균형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는데, 특정한 원인 질환 없이 만성 소화불량과 함께 찾아오는 만성피로 증상은 한의학적으로 담적병이 원인일 수 있다"라고 말한다.
담적병(痰積病, 담적증)은 한의학적 용어로, 위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부패한 음식물에서 발생한 독소가 위장 외부 근육층에 쌓여 굳어진 담적(痰積)으로 인해 나타나는 각종 증상을 말한다.
담적이 누적되면서 소화불량, 잦은 트림, 명치 통증, 복부 팽만감과 통증, 목 이물감, 설사, 변비 등의 소화기 이상 증상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며, 담적 독소가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에 퍼지게 되면 만성피로, 우울증, 불면증, 두통, 어지럼증 등 전신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담적병이 방치되면 생리통, 생리불순, 조기폐경 등 여성질환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증상 때문에 담적병은 현대 한의학에서 '담적증후군'으로 불리지만, 위 외벽 근육층의 무력화로 나타나는 기능적인 문제로 각종 병원 검사로 진단이 안 되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은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이 전하는 담적병(담적증) 자가진단법이다.
담적병 증상으로 첫째, 소화기에서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린다 ▲트림이 수시로 나고 복부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 등이 반복된다 등이 있다 ▲명치 위 통증이나 명치 아래 통증이 있다 ▲ 차만 타면 멀미를 한다
둘째, 신경계 증상으로는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럼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셋째,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 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가 자주 뭉친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이나 왼쪽 옆구리 통증이 자주 있다 ▲항상 몸이 무겁다
마지막으로 비뇨 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 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대하가 많다.
박지영 원장은 이들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담적병(담적증)을 의심해보고 담적병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박지영 원장은 "담적병(담적증) 환자의 치료방법은 우선 담적 진단과 진맥을 통해 증상과 체질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한약을 처방한다"면서 "한약은 체내 진액을 충분히 보충하면서 담적으로 뭉친 위장의 기운을 풀어주고 전신에 퍼진 담적 독소를 제거하여 위장 기능과 인체의 질병 저항력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또한 증상 경중에 따라 위장 경락순환을 도와줄 수 있는 침 치료, 약침 치료도 병행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만성피로 증상과 담적병으로 인한 소화불량 증상은 서로 악순환을 일으킨다. 만성피로는 전신권태뿐 아니라 위장을 움직일 근본 동력을 떨어뜨려, 위장에서 음식물을 통한 영양분 흡수능력이 떨어져 몸이 피곤하게 되고, 몸이 피곤하면 위장 흡수력이 떨어지게 된다. 담적병으로 인한 만성 소화불량과 만성피로 증상은 삶의 질과도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적기에 치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담적병 재발을 막고 각종 성인병을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위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인스턴트 음식,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을 피해 채소와 과일 섭취량을 늘리고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운동을 생활화하는 습관도 반드시 필요하다.
[사진 = 부천 으뜸한의원]
이석희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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