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본인도 그렇게 얘기하고, 내가 봐도 3루를 가장 편하게 생각한다."
롯데 새 외국인타자 제이콥 윌슨은 멀티플레이어다. 양상문 감독은 윌슨을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맡기기로 했다. 윌슨도 받아들인 상태다. 베이스볼레퍼런스에 따르면, 윌슨은 마이너리그 통산 3루수 2939⅓이닝, 2루수 2095⅓이닝, 1루수 283⅓이닝을 각각 소화했다. 심지어 외야와 유격수 경험도 있다.
양상문 감독은 "본인도 그렇게 얘기하고, 내가 봐도 3루를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3루, 2루, 1루에 번갈아 기용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두루두루 기용하며 최적의 고정 포지션을 찾는 게 아니라, 팀 상황, 상대 투수 매치업에 따라 기용하겠다는 의미다.
윌슨이 흔쾌히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하다. 윌슨이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해야 할 정도로 롯데 내야진 사정이 썩 좋지 않다. 기본적으로 2루와 3루의 공격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2루수는 롯데가 최근 계속 외국인타자를 기용했던 포지션이다. 국내선수 누구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양 감독은 "김동한, 배성근 등이 나서지만 잘 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라고 인정했다. 때문에 윌슨은 지난주 주로 2루수로 나섰다.
3루수의 경우 애당초 한동희를 붙박이로 키우려고 했다. 그러나 꾸준히 기회를 받은 한동희가 예상 외로 타격에서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 37경기서 121타수 27안타 타율 0.223 2홈런 7타점 11득점이다. 부상 공백기도 있었다.
1루수에는 이대호, 채태인이 있지만, 현재 채태인은 1군에서 빠진 상태다. 만 37세의 이대호가 매 경기 1루수로 나서는 것도 힘들다. 때문에 윌슨이 2루, 3루, 1루를 돌며 부족한 공격력을 메워야 하는 실정이다.
장점은 있다. 경기 도중에도 상황에 따라 윌슨의 포지션을 옮기면서 국내 야수들의 활용폭을 넓힐 수 있다. 양 감독은 "경기 후반에 활용폭이 넓어지는 이점을 가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포지션을 옮겨 다니면 타격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윌슨은 멀티포지션 소화에 익숙하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한동희가 3루든 1루든 한 포지션에 정착하는 게 중요하다. 양 감독도 "동희가 지금보다 좀 더 해줘야 한다. 포지션이 중요한 게 아니라 타격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동희가 한 포지션에 정착하면 윌슨의 포지션 이동폭은 좁아질 수 있다.
윌슨의 수비 기본기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어느 포지션이든 포구 후 송구하는 과정이 큰 동작 없이 깔끔하고 부드럽다. 양 감독은 "스로잉이 안정적이다. 폼도 크지 않고 간단한 동작으로 던진다"라고 설명했다.
롯데로선 윌슨이 이 포지션, 저 포지션을 소화하더라도 타격에서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으면 된다. 마침 25일 부산 KT전서 KBO 데뷔 6경기만에 첫 홈런을 신고했다. 윌슨이 5번 타자로서 무게감만 발휘하면 롯데도 한 숨을 돌린다.
[윌슨.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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