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반환점을 돌아 77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롯데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롯데는 25일 부산 KT전서 12회 혈투 끝 8-8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 경기서 롯데 선발진, 불펜진 모두 확고한 틀이 잡혀있지 않은 부작용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장기레이스가 마운드 싸움이라는 걸 감안할 때 치명적이다. 최하위로 처진 근본적 원인.
선발 박세웅은 작년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뒤 첫 1군 실전이었다. 애당초 80구 이상 투구가 불가능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빌드업을 했지만, 1군에서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이렇듯 토종 선발 세 자리가 불안정하다.
4~5선발 1+1 전략은 일찌감치 폐기됐다. 이후 특급신인 서준원을 선발로 돌려 약간의 성과를 봤다. 현재 휴식 중인 서준원이 돌아오면 박세웅~김원중~장시환~서준원으로 선발진을 꾸리는 게 최상이다. 1명이 불펜으로 돌아가더라도 큰 틀은 이들이 잡는 게 맞다. 당장 1~2경기 결과를 떠나 장기간 꾸준히 로테이션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제이크 톰슨이 퇴출된 뒤 브룩 다익손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브룩스 레일리가 1선발 치고 임팩트가 떨어진다는 지적은 있다. 그래도 레일리~다익손 조합이 나쁘지는 않다. 박세웅이 자리를 잡고 김원중이 부진에서 벗어나면 시즌 중반이라도 선발진이 안정감을 찾을 가능성은 있다.
불펜의 경우 12일 잠실 LG전, 20일 대전 한화전서 다 잡은 경기를 폭투로 놓치긴 했다. 그러나 포수 문제는 어차피 1년 내내 안고 가야 한다. 시즌 초반 4~5선발 1+1 요원 중 박시영을 불펜으로 재발견한 게 그나마 성과. 여기에 구승민, 박진형, 진명호, 고효준, 손승락이 적절히 힘을 보태는 게 중요하다.
박진형이 1년간의 어깨 재활을 마친 뒤 성공적으로 돌아왔다. 구승민의 부진을 틈타 마무리를 꿰찼다. 25일 경기서 황재균에게 슬라이더를 간파 당한 게 뼈아팠다. 그래도 실질적인 메인 마무리로 자리매김한 뒤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필승계투조도 시즌 초반에 비해 개개인의 세부적인 역할이 계속 바뀌었다. 구승민-박진형 더블스토퍼 체제 구축 후 첫 경기서 곧바로 고전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조합보다 나은 그림을 찾는 건 쉽지 않다.
강팀들도 144경기를 치르면서 마운드에 세부적인 변화를 준다. 예기치 못한 부진과 부상이라는 변수를 안고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는 마운드 구성의 큰 틀이 시즌 내내 조금씩 바뀌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게 옥에 티다. 그 부작용이 잦은 패배로 이어지며 최하위로 처진 원인 중 하나가 된 걸 무시할 수 없다.
롯데는 리그 유일의 5점대 팀 평균자책점(5.23)이다. 잔여 67경기의 성패 역시 마운드 구성의 틀을 확고하게 다지느냐에 달렸다. 그런 점에서 새롭게 틀을 짜고 연장 12회 끝에 비긴 25일 부산 KT전은 아쉬웠다. 지금 짠 마운드의 틀이 최상이라면 밀어 붙이면 되고, 여전히 시행착오가 있다면 수정해야 한다. 판단은 벤치의 몫이다.
[박세웅(위), 박진형(아래).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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