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양평역 그리고 와글와글 공연장
서울 사람들이 전원생활을 꿈 꿀 때 0순위로 떠올려보는 곳이 경기도 양평군(정동균 군수)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 한강으로 들어서는 풍광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용문산 지역 절경이 빼어나게 아름다워 누구나 한번쯤 양평에 살기를 소망한다. 또 내노라하는 유명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양평에 보금자리를 틀면서 전원주택은 곧 양평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드라마 대장금으로 최고의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한 탤랜트 이영애가 양평 문호리에 살 때 그녀가 잘 가는 빵집은 문전성시였다고 한다. 어느 날 빵집 주인이 외출할 일이 생겨 단골인 이영애한테 잠깐 가게를 봐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 인근에 살고 있는 남성들이 이영애를 보려고 줄을 섰다는 소릴 듣고 연예인의 파급효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봤다.
이렇게 다양한 일화를 품고 있는 양평은 2009년 서울 용산역과 양평군의 용문역으로 연결되는 수도권 전철 중앙선이 개통되면서 더욱 핫한 도시가 되었다. 그 덕분에 양평역 근처에 있는 ‘와글와글 공연장’은 주말이면 그야말로 와글와글 북새통을 이루며, 양평예총의 주관으로 양평역 주변으로 다양한 문화 공연과 활동이 활발이 이루어지고 있과 와글와글 문화공연은 양평읍 중심지를 관통해 흐르는 양근천에 무대를 설치했고, 5-10월까지 매주 다양한 형식의 무대가 열리고 있다. 지역주민은 물론 찾아오는 관광객에게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착하고 좋은 문화 공간’이라는 칭송이 자자하다.
착하고 좋은 양평역 ‘와글와글 공연장’에서는 지난 2017년 양평예술제가 펼쳐졌다. 양평군이 주최하고 한국예총 양평군지회가 주관하는 양평예술제는 지역예술인이 군민과 직접 소통하는 축제로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해 9월 7일부터 9일까지 열린 ‘2018 제2회 양평예술제’는 종합 예술제라 할 만큼 콘텐츠가 풍부했다. 지역예술인이 군민이 함께 만드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참 푸짐했다. 여기에 트로트 가수 현철과 김상희를 비롯해 다양한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흥을 돋웠다. 아직은 ‘양평예술제’가 완전히 자리를 잡지 않아 미흡한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성장가능성은 크다. 지역축제 총감독 김종원의 시선으로 본다면 경기도 예술제로 커나갈 수 있으리라고 자신한다. 사전 홍보와 치밀한 전략만 담보된다면 말이다.
천혜의 절경과 특산물은 양평의 큰 재산
양평군의 수려한 산세는 타 지역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좋은 특산물을 많이 길러낸다. 용문산 산채는 대한민국 최고를 자랑하고 있고, 개군면(이경구 면장)의 산수유 또한 명성이 자자하다. 또 양평군 양동면(안재동 면장)에서는 전국?최고의?품질을?자랑하는?부추가 생산되어 가을이면 부추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경기도 양평군의 산채가 얼마나 특별한 지는 옛 문헌에 잘 나와 있다. 양평군의 옛 이름인 지평현이었는데 조선시대 지리책인 ‘동국여지지’에 지평현의 명물로 용문산 산채, 당귀, 하수오 등이 나와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용문산에서 나는 각종 버섯과 산채 등이 버젓이 등재되어 있다.
또 퇴계 이황 선생과 쌍벽을 이루는 성리학자 기대승(號 고봉)도 용문산 산채를 특별히 즐긴 것으로 전해지는데 조선시대 선비 윤두수가 쓴 ‘오음유고’라는 책에 “고봉선생은 용문산에 종을 보내 봄철에 나물을 뜯어다가 말려 겨울철 귀한 먹을거리로 삼았다”는 구절이 나온다. 또 실학자 유득공은 '용문산의 두 나물로 선비를 먹이다’라는 시에서 용문산채의 뛰어난 맛을 표현했다.
이렇게 조선시대 유명 인사들의 일화도 있지만 우리 민요에도 용문산 산채가 등장한다. 민중의 삶을 대변하는 민요인 '건드렁 타령’을 보면 '용문산채를 사시래요’라는 가사가 나온다. 이렇게 용문산의 산나물은 예로부터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가 즐겼던 좋은 먹을거리였고, 지금도 양평의 산채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다.
제16회 양평 산수유 한우축제
양평 특산물이 주인공인 축제 중 우선 먼저 양평산수유한우축제를 언급하려고 한다. 지난 4월 6일과 7일 이틀 동안 양평군 개군면 레포츠공원 및 내리 주읍리 향리 일대에서 제16회 양평산수유한우축제가 열렸다. 봄나들이를 나온 상춘객들이 축제장을 방문해 성황을 이룬 것으로 알고 있다. 축제가 종료된 후 김상기 양평산수유한우축제 위원장은 “주민 주도로 추진된 이번 축제는 작년보다 방문객수가 크게 늘어났는데도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정료됐다”고 자축했다. 제16회 양평산수유한우축제의 슬로건은 ‘산수유길 걷고 한우 먹고’였다. 개군면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인 산수유 길을 걸어보고 양평 맑은 물 먹고 자란 한우를 맛본다는 취지의 축제는 일단 성공적이었다. 주요 콘텐츠 중 눈에 띄는 산수유꽃길과 함께 걷는 헬스투어(5.2km)다. 양평이 품고 있는 천혜의 자연 자원 산수유를 콘텐츠로 하는 헬스투어는 그 나름대로 의미가 컸다.
또 내리와 주읍리. 향리 마을 주민이 서로 연계하여 축제장을 운영한 것도 높이 살만했다. 물 맑은 한우식당, 푸드 트럭 등 풍성한 먹거리가 선보여 양평 한우의 명성을 높이는데 한몫을 했다. 전통 먹거리 장터, 농특산물 판매장에서는 양평군의 특산물을 선보였다. 양평 먹거리를 활용한 음식 체험과 초대형 한우육회비빔밥 만들기 행사 등을 통해 특산물 판매고도 높았던 것으로 안다.
여기에 산수유한우가수왕 선발대회도 눈에 띄었다. 개그맨 이수근, 트롯 가수 신유, 박구윤, 걸 그룹 바바 등이 분위기를 띄웠고, 줄타기체험, 동동카누체험, 프리마켓 등이 있어 이번 축제는 어느 해보다 볼거리·즐길 거리가 많았던 것으로 평가되지만, 지역축제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주차장 문제로 관람객 접근이 어려워 불평이 많았던 것도 축제관계자들이 상기해야 할 대목이다. 또 주최 측은 지난 해 보다 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자평하지만 사전홍보가 부족했던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또 하나 더 중요한 것은 양평의 여러 특산물 축제가 중첩되어 축제의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10회 양평용문산 산나물 축제
올 해 ‘양평용문산산나물축제’는 1.2부에 걸쳐 개최됐다. ‘2019 양평용문산산나물축제’ 1부가 4월 26일 개막돼 3일 동안 이어졌고, 2부 축제는 5월3일에서 5월5월까지 열렸다. 우선 이번 축제 콘텐츠를 살펴보면 축제추진위원과 기관단체장이 직접 참여한 진상행렬, 창작뮤지컬 ‘마의태자와 용문산 천년은행나무’, 전국 산나물가요제‘ 등이 눈에 띈다. 용문산 천년은행나무를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대규모 콘서트 공연으로 먹거리 위주의 소비성 축제에서 벗어나 전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축제로 거듭난 것은 맞지만 ‘양평용문산산나물축제’ 역시 미흡한 점이 더러 보였다. 콘텐츠 면에서 양평 용문산 산나물의 역사를 부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옛 문헌에 등장하는 용문산 산나물 이야기를 축제 콘텐츠 하나로 끌어들였다면 훨씬 큰 공감대와 신뢰를 얻지 않았을까 싶다.
‘2019 양평 용문산산나물축제’ 1부는 경의중앙선 전철역인 용문역광장에서 개최돼 별도 차량이용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축제장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2부는 달랐다. 용문산관광지에서 축제가 열린 덕분에 찾아오는 관광객과 양평 군민들이 주차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다양한 콘텐츠를 애써 준비하고 잘 구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난에 모든 것이 희석된 느낌을 받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당장 주민들 입에서 매년 반복되는 고질병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고, 엉뚱한 콘텐츠 개발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양평군 축제
양평군에 많은 축제가 있는데 필자는 이번 칼럼에서 ‘양평산수유한우축제’와 ‘양평 용문산산나물축제’만을 다뤘다. 두 축제를 놓고 볼 때 가장 시급한 문제가 주차장 확보다. 오고 가는 길이 험난하다 보니 애써 만든 콘텐츠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불평불만만 이어지고 있다. 솔직히 양평군 관광과 직원들은 축제 열리기 몇 달 전부터 축제를 기획하고 머리를 싸맸을 것이 분명하다. 또 양평군축제추진위원회 역시 발전적인 방향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을 텐데 현재의 상황으로는 해결책을 내놓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주차문제로 인한 불평과 불만의 횟수를 줄이는 것도 좋은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양평군은 필요하다면 부지를 매입해서라도 주차장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노력도 중요하지만 산발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양평 특산물 축제를 하나로 통합해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여러 축제가 서로 경쟁을 하기 보다는 하나로 뭉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양평 특산물 축제가 경기관광 대표축제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양평 산나물 축제를 문화관광형 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양평군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모색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평노인복지관과 유점사의 효 콘서트
지난 5월 17일 경기도 파주시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KBS 6시 내고향 국민안내양 김정연의 효 콘서트가 열렸다. 김정연은 이 자리에 양평군노인복지관(관장 김남규) 어르신 중 혼자 사시는 어르신 30분을 초대했다. 콘서트를 관람한 어르신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양평군노인복지관 김남규 관장이 적극 나선 덕분에 어르신들이 행복을 만끽하셨다는 점에서 진정한 효(孝)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양평군노인복지관 김남규 관장은 5월 8일 지역 내 60세 이상 어르신 300여명을 모시고 ‘오늘은 효(孝) DAY’를 개최했다. 축하공연은 성림유치원 어린이의 합창, 양평어린이집 어린이의 율동공연, 에바영 주니어 밸리댄스팀 (용문중학교) 학생들의 밸리댄스공연, 초대가수 차미미의 축하공연 등이 다채롭게 펼쳐져 어르신들에게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는데 축제의 진정한 모습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양평군에 숨어 있는 축제로 양평군 양동면 유점사의 가을 산사 음악회를 빼놓을 수 없다. 해마다 10월이 되면 단풍 곱게 물든 유점사에서 KBS 6시 내 고향 국민안내양 가수 김정연 진행으로 산사음악회가 펼쳐지는데, 이 산사 음악회가 의미 있는 것은 유점사 수산스님의 나눔이 있기 때문이다. 가을 산사 음악회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이 음악회는 효(孝) 콘서트다. 푸짐한 먹거리를 장만해서 지역 어르신들께 대접하고, 음악으로 힐링을 선사한다. 그리고 수산스님이 직접 지역 어르신들 위한 성금과 저소득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내놓아 축제 현장은 더할 나위 없이 훈훈하다. 어깨에 짊어진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함께 웃고 즐기는 것이 축제의 핵심, 유점사의 가을 산사 음악회가 번성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 소개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 外 다수 역임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 .. 外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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