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군에선 더 보여줄 게 없다."
롯데 내야수 한동희는 2018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 2일 인천 SK전까지 1군에서 127경기에 나섰다. 보통의 1~2년차 야수들 치고 많은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올 시즌 40경기서 126타수 28안타 타율 0.222 2홈런 7타점 11득점. 작년보다 살짝 퇴보한 기록이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달 26일 부산 KT전이 장맛비로 취소된 뒤 한동희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등을 다각도로 연구 중이라고 했다. 2년차답지 않게 마음의 짐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했다.
새 외국인타자 제이콥 윌슨의 주 포지션이 3루다. 자연스럽게 한동희의 입지가 축소됐다. 양 감독은 한동희를 1루수로도 기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마저 배제했다. 한동희는 지난달 29~30일 잠실 두산전서 결장했다. 2일 인천 SK전에도 경기중반 한 타석만 소화했다.
성적만 보면 2군행 통보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양 감독은 "2군에선 더 보여줄 게 없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2군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프로에 적응해야 할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동희는 2군에선 적응이 끝난 선수다. 1군에 적응해야 할 선수"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동희는 지난해 3할대 중반의 타율로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올 시즌에도 4경기서 7타수 4안타 타율 0.571 3타점 2득점으로 좋았다. 퓨처스리그서 펄펄 나는데 1군에선 고전하는 게 현주소다.
물론 양 감독의 생각이 바뀔 수 있다. 한동희가 2군행 통보를 받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래도 현 시점에선 한동희가 1군에서 '인고의 시간'를 보내야 할 듯하다. 양 감독은 한동희를 벤치워머로 놔둔 것을 두고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벤치에서 야구를 보며 생각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벤치에서 동료들의 야구를 참고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발전의 동력으로 삼으라는 의미.
그러나 질책의 의미로 벤치에 앉혀둔 건 아니다. 양 감독은 한동희가 윌슨을 롤모델로 삼길 바란다. 그는 "윌슨의 3루 수비나 공격이 동희보다 낫지 않나. 동희가 윌슨이 하는 걸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올 시즌 6번 타순의 공격 생산력이 떨어진다면서 한동희를 거론했다. 그만큼 기대치가 컸다. 이젠 방향 수정에 나섰다. 결국 한동희는 윌슨이 2루나 1루를 볼 때 3루에 들어가거나, 백업 1루수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영원히 1군 벤치만 덮힐 가능성은 없다. 한동희 스스로 주어진 상황서 팀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동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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