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열흘을 보고 내린 건 아니다."
롯데 양상문 감독이 2년차 내야수 한동희의 2군행을 결정했다. 5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1군에서 뛰기에는)자신감이 너무 떨어졌다"라고 진단했다. 2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2군에선 적응할 게 없다. 1군에서 적응해야 할 선수"라고 말했지만, 사흘만에 결정을 뒤엎었다.
양상문 감독은 6월26일 부산 KT전이 장맛비로 취소된 뒤 한동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성적을 떠나 2년차, 21세의 젊은 나이에 맞게 밝고 활기찬 플레이를 보여주길 원했다. 그러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근심과 걱정이 너무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물론 야구가 풀리지 않으니 그럴 수 있다고 이해했다. 하지만, 롯데는 한동희의 팀이 아니다. 양 감독은 한동희의 타격재능을 믿고 계속 기회를 줬으나 한계를 느꼈다. 지난 주말 두산과의 잠실 원정에선 자극을 주기 위해 일부러 벤치에 앉혔다. SK와의 인천 원정에선 다시 기회를 줬다. 그러나 달라진 건 없었다. 결단을 내렸다.
42경기서 타율 0.226 2홈런 7타점 11득점. 1군 주전으로 뛰기엔 미흡하다. 양 감독은 "열흘을 보고(1군 재등록 가능 시점) 내린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를 해야 하는데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2018년 한동희를 1차 지명으로 데려온 그 시기로 돌아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2군에서 멘탈부터 다잡고 기술훈련도 다시 한다. 그 이후 퓨처스리그 실전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결국 한동희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양 감독 조언대로 마음부터 다잡고 입단 직후로 돌아가야 한다. 1,2군 코치진 역시 한동희 육성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양 감독 역시 재조정에 들어간 한동희에 대한 냉정한 판단,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
올 시즌 양 감독은 한동희를 붙박이 6번 3루수로 키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동희의 부진 이후 마땅한 6번 타자를 찾지 못했다. 최근에는 베테랑 이병규를 주로 6번으로 기용한다. 물론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해결책은 아니다.
양 감독은 2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내 생각에 2번 타자보다 중요한 게 6번 타자다. 6번이 강한 팀이 득점력이 높은 팀이다. 동희가 그 역할을 맡아줬으면 했는데"라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훗날 1군에 돌아와 6번 타자로 자리잡으면 그래도 '한동희 키우기'는 성공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실패다. 롯데의 젊은 프랜차이즈 간판타자 키우기가 참 쉽지 않다.
[한동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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