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서운하지는 않았다."
키움 우완 사이드암 신재영은 2016년 15승7패 평균자책점 3.90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 후 하락세였다. 2017년 6승7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54, 2018년 8승9패1홀드 평균자책점 6.75.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 의존하는 단순한 투구패턴, 손가락에 수시로 물집이 잡혀 긴 이닝을 꾸준히 소화하지 못하는 약점이 부각됐다. 그 사이 키움은 2018년 1차 지명자 우완 안우진, KIA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좌완 이승호를 미래의 선발감으로 점 찍고 집중 육성시켰다.
안우진과 이승호는 작년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서 두각을 드러냈다. 장정석 감독도 결단을 내렸다. 신재영은 올 시즌 선발진에서 자리를 빼앗겼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불펜투수로 시즌을 준비했다.
신재영은 5일 고척 롯데전 직후 "서운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절치부심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좋지 못했다. 돌파구를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이번에 김동준과 이승호가 아쉽게 부상으로 빠져 기회가 왔다"라고 털어놨다.
이승호는 봉와직염, 안우진은 어깨통증, 전천후 선발 김동준은 손가락 부상으로 각각 이탈한 상태다. 그러자 신재영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5일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 2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직전 두 차례 선발등판서는 2⅓이닝, 4이닝밖에 소화할 수 없었다. 불펜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2군에서도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다. 때문에 1군 선발로 나서기 위해 투구수를 올리는 과정이 필요했다.
선발 세 번째 등판은 달랐다. 5이닝 소화에 그쳤다. 그래도 선발 역할을 충실히 했다. 운으로 잘 던진 게 아니었다. 지난 1~2년의 신재영과 달랐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일변도의 투구에서 벗어났다. 체인지업을 슬라이더와 비슷한 비중으로 섞었다. 그는 "체인지업을 계속 연습해왔다. 2군에서도 일부러 던져봤는데 효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반대 궤적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동시에 던지면 그만큼 타자와의 수싸움이 수월해진다. 투 피치 일변도였던 신재영에겐 일대 사건이다. 장 감독에 따르면 안우진과 이승호의 복귀 스케줄을 감안할 때, 신재영이 앞으로 두~세 차례 더 선발 등판한다. 그 경기들을 통해 신재영이 선발투수로 부활할 수 있는지 확실히 판단할 수 있다. 키움도 반갑다. 신재영이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스윙맨, 즉 김동준 같은 역할을 하는 투수로 성장하면 마운드 운용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신재영의 노력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지난 시즌 후 손에 땀이 나지 않는 수술까지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물집의 원인인 손에 땀이 나는 현상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불펜투수에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는 "처음에는 불펜에서 팔을 푸는 것에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괜찮다"라고 말했다.
어렵게 스윙맨으로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신재영은 "최근 체인지업에 신경을 많이 썼더니 (이)지영이 형이 '한 가지에만 꽂히지 마라'고 했다. 지영이 형이나 (박)동원이가 많은 도움을 준다"라고 말했다.
[신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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