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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발을 하다 마무리를 하는 게 쉽지 않다."
KT 이강철 감독은 현역 시절 해태왕조의 주축 선발투수였다. 전성기가 지난 2000년대 KIA 시절에는 중간계투 혹은 마무리로 세이브와 홀드를 집중적으로 따냈다. 그래서 선발투수가 마무리투수로 전업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안다.
이강철 감독은 9일 수원 키움전을 앞두고 "선발 1이닝과 마무리 1이닝은 완전히 다르다. 선발은 한 타자에게 안타를 맞아도 다음 타자를 잘 상대하면 된다. 그러나 마무리는 한 타자에 의해 (경기)결과를 낼 수도 있다. 구종 선택부터 더 신경 써야 한다. 절대 쉽지 않다. 마무리는 압박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 어려운 일을 이대은에게 맡겼다. 이대은은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잔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다. 이 감독은 이대은이 돌아온 뒤 빌드업 차원에서 우선 불펜에 배치했다. 그런데 마무리 김재윤의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아예 마무리로 안착시켰다.
6월 7경기서 14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2승2세이브를 챙겼다. 7월에는 6일 대전 한화전서 블론세이브를 범하는 등 고전도 했다. 그래도 4경기서 3세이브 평균자책점 4.15(4⅓이닝 2실점)로 나쁘지 않다.
이 감독은 김재윤이 돌아와도 이대은을 마무리로 쓸 계획이다. 그 정도로 신뢰가 쌓였다. 선발 출신이라 1이닝을 초과해 던지는 것에 부담이 없다. 마이너리그, 일본야구 등 다양한 경험도 자산이다. 구종도 다양하다. 주무기 포크볼이 매력적이다.
이 감독은 "나도 선발을 하다 마무리를 해봐서 잘 안다"라면서 "중간계투를 해보다 마무리로 가면 좀 덜한데 대은이는 선발을 하다 바로 마무리로 가서 더 쉽지 않을 것이다. 본인도 여러 가지를 느끼고 있다고 하더라. 이왕 마무리를 맡았으니 잘 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지금 이대은은 마무리의 압박감을 경험하는 과정이다. 6일 블론세이브룰 두고서도 "피로도는 세이브를 따느냐, 못 따느냐에 따라 다르다. 그날 블론을 했지만, 패전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다. 잘 이겨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대은의 입장과 상황을 공감하고, 격려하고, 인내한다. 그러면서 "마무리로서 자신만의 것(루틴 혹은 승리 방정식)을 만들면, 후반기에는 좀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후반기는 KT가 5위 다툼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야 할 시기다. 이대은이 좀 더 바빠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 감독은 이대은을 무턱대고 무리시킬 생각은 없다. "전반기 마지막 일정의 경우 코칭스태프와 상의해서 3연투를 시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대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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