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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대한스키협회는 "알파인 스키,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단이 7월 국가대표 소집훈련 기간 중 특별한 교육을 받았다"고 11일 전했다.
지난 10일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간판 정동현(31, 하이원)과 여자 스노보드 알파인의 정해림(24) 등 총 27명의 국가대표 선수단이 한국원자력의학원을 방문했다. 선수단은 각종 스포츠 현장에서 필요한 응급 처치 및 심폐소생술에 대한 실습 교육을 받았다.
심폐소생술은 갑작스런 심정지 환자에 대해 가슴압박 만으로 정지된 심장과 폐의 기능을 소생시켜 생명을 살리는 응급처치 기술이다.
질병관리본부의 급성 심장 정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급성 심장 정지로 사망한 사람은 2만 5859명이다. 이 중에서 각종 사고, 자살 시도 등으로 급성 심장 정지가 발생한 사람과 질병 말기 증상으로 심장이 멈춘 사람을 빼면 1만8261명이 돌연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심근경색, 심부전 등 심장에 문제가 생겨 목숨을 잃은 경우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인이나 구급대원이 아닌 일반인이 환자를 목격했을 때,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 16.5%가 살았지만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은 경우 절반 수준인 7.9%만 목숨을 건졌다.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도 심폐소생술을 최대한 빨리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정상적인 상태로 퇴원하는 '뇌 기능 회복률'도 심폐소생술을 할 경우 11.2%, 하지 않은 경우 3.9%로 3분의1 수준이었다.
스포츠 현장에서도 선수들에게 급성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 2000년 4월 18일 프로 7년차이던 고 임수혁이 경기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신속한 대처가 있었다면 위험한 상태에 빠지지 않을 수도 있었으나 뒤늦은 대처 때문에 뇌사 상태에 이르렀고 10년 가까운 투병 끝에 2010년 2월 7일 세상을 떠났다.
이후 스포츠 현장에서 심폐소생술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됐으며, 2011년 5월 8일 제주종합경기장 K 리그 경기 중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신영록은 현장 대기 중이던 의료진으로부터 즉시 심폐소생술을 받아 50일 만에 의식을 회복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후 축구 경기 중 정태욱, 이승모가 경기 중 의식을 잃는 부상을 당했으나 신속한 응급 처치로 위기를 넘기는 등 스포츠 현장에서의 응급조치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다.
대한스키협회는 "이러한 응급 조치의 중요성을 인지해 2015년부터 매년 국가대표단 소양 교육시 의학 교육 시간을 배정해 선수단을 지도해 왔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한국원자력의학원 스포츠손상 클리닉과 함께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응급 처치 실습 교육 시간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날 교육은 한국원자력의학원 의료진의 지도에 따라 ▲심폐소생술,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사지 부상시의 응급 처치법 등 스포츠 현장에서 응급 환자 발생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사례와 실습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실습에 참여한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지영하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이나 대회 도중에 급작스런 사고를 당하는 경우를 여러 번 봤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교육은 우리 선수들에게 있어 꼭 필요한 교육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해림도 “나도 슬로프에서 스노보드가 역에지가 걸리면서 넘어져 의식을 잃은 적이 있다. 이때 몇 초간 의식을 잃고 정신을 차렸었는데, 당시에는 이런 상황의 위중함을 모르고 아무 조치 없이 슬로프에 다시 올라가 훈련을 하다 내려온 적이 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이러한 상황에서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게 됐다. 또한, 향후 동료 선수들이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오늘 배운 응급 처치 방법을 알고 있으면 즉각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무조건 적극 시도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대한스키협회와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지난 4월 26일, 스키 국가대표 선수단이 부상을 당했을 때 병원 내 스포츠손상클리닉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공식 의료지원 협약을 맺었다.
[사진 = 대한스키협회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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