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 말씀을 듣고 마음이 편해졌다."
키움 내야수 송성문은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2군행은 보약이었다. 6월 4일 1군에서 말소된 뒤 6월 18일에 돌아왔다. 14일간 송성문은 멘탈과 밸런스를 다잡았다. 복귀 후 66타수 23안타 타율 0.348 1홈런 13타점 10득점.
여전히 애버리지는 0.231이다(1홈런 20타점 22득점). 그러나 장정석 감독은 확 달라진 송성문을 최근 5번 타순에 배치한다. 서건창이 부상으로 빠졌고, 장영석은 부진하다. 송성문의 맹타는 키움이 좋은 공수밸런스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송성문을 12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만났다. "내 감각의 문제였다. 타격밸런스가 무너졌다. 작년에도 매 경기 출전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올해 작년보다 더 자주 출전했다"라고 말했다. 서건창의 꾸준한 출전, 장영석의 주전도약으로 기회가 줄어들면서 타격감이 떨어진 게 아니라는 진단.
장정석 감독은 "송성문은 멘탈이 좋은 선수다. 타순을 옮기면 밸런스가 깨지는 선수도 있는데, 송성문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5번 타순에서도 잘해주는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송성문도 인정했다. 그러나 "타석에서 조급한 마음을 벗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심리적 압박감이 있었다는 회상이다. 송성문은 "작년에는 찬스에서도 아무렇지 않았다. 올해는 기록이 좋지 않으니 '못 치면 팀에 민폐를 끼치는데'라는 생각도 들고었다. 언젠가부터 팀에 눈치가 보였다"라고 돌아봤다.
2군에서 이 생각부터 고쳤다. 쉐인 스펜서 감독과 김태완 타격코치는 송성문에게 "가운데만 보고 쳐"라고 했다. 이 한 마디가 송성문을 바꿨다. "가운데에 들어오는 공만 치니 하체에 안정감이 생기면서 밸런스가 잡히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1군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자 이 코스, 저 코스에 모두 방망이가 나갔다. 상체와 하체가 따로 놀며 타격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멘탈도 무너졌다. 물론 송성문은 "1군은 전쟁터지만, 2군은 기량을 갈고 닦는 무대다. 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스펜서 감독과 김 코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이리저리 공을 따라다니지 않았다. 가운데에 들어오는 공부터 놓치지 않았다. 좋은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 멘탈과 밸런스를 다잡으면서 날카로운 스윙이 나왔다. 송성문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잘 맞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1군에서도 가운데에 들어오는 공부터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11일 수원 KT전서 윌리엄 쿠에바스의 초구 138km 포심패스트볼을 우월 솔로포로 연결한 것도 사연이 있었다. 송성문은 "시즌 초반부터 초구 한 가운데 패스트볼을 놓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날도 앞선 타석에서 놓쳤다. 그래서 강병식 코치님에게 한번 더 놓치면 5000원을 드리겠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억울한 나머지 스스로 페널티를 정했고, 결국 시즌 첫 홈런을 터트리는데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그만큼 자신감도 많이 회복했다. 송성문은 "2군에서 보낸 14일은 정말 값진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송성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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