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0-100이 보인다.
키움 내야수 김하성은 3년만의 20(홈런)-20(도루)에 도전한다. 26일 고척 NC전서 시즌 20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잔여 44경기서 6개의 홈런을 보태면 20-20에 성공한다. 올 시즌 홈런페이스를 볼 때 쉽지 않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올 시즌 KBO리그에 김하성을 제외하고 20-20이 가시권에 들어온 타자는 15홈런 16도루의 제라드 호잉(한화) 정도다. 공인구 반발계수가 떨어지면서 투고타저로 돌아섰다. 도루 시도와 숫자는 늘었다. 그러나 올 시즌 도루 상위권 타자 대부분 장타력이 좋은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김하성의 14홈런 20도루가 인상적이다. 심지어 3할대 초반(0.309)의 애버리지다. 호잉(0.294)은 타격감을 많이 끌어올렸다. 그러나 아직 3할이 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올 시즌 김하성은 호타준족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타자다.
그런 김하성이 더욱 대단한 기록 하나를 눈 앞에 뒀다. 통산 100홈런-100도루다. 27일 고척 NC전까지 통산 98홈런 98도루. 홈런과 도루 2개씩 더하면 된다. 어쩌면 3년만의 시즌 20-20보다 더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다.
KBO 통산 100-100 타자는 29명이다. 발 빠르고 한 방 있는, 이름값 있는 타자의 상당수가 100-100을 돌파했다. 그러나 내야수로 범위를 한정하면 그렇게 많지 않다. 심지어 김하성은 수비수들 중 가장 할 일이 많은 유격수다. 29명의 역대 100-100 가입자 중 유격수 커리어를 전문적으로 쌓은 선수는 이종범(194홈런-510도루), 오지환(LG, 100홈런-174도루) 정도다.
오지환의 통산 타율은 0.261이다. 그러나 김하성은 0.291로 수준급이다. 통산 커리어에서도 호타준족에 어울리는 타자로 성장하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캐릭터는 투고타저 시대에 상당히 활용가치가 높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올 시즌 박병호를 주전 2번 타자로 쓰려고 했다. 그러나 테스트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폐기했다. 대신 김하성이 2번 타순에 자리 잡았다. 극강의 장타력을 갖춘 강한 2번 타자를 구상한 것과 달리, 정확한 타격에 멀리 칠 수 있고 빠른 발을 갖춘 김하성의 타순 전진배치로 득점력을 극대화했다.
장 감독은 김하성을 간혹 지명타자나 3루수로 활용하며 체력을 안배시킨다. 덕분에 김하성은 비교적 기복 없는 시즌을 보낸다. 시즌 20-20에 개인통산 100-100까지. 알고 보면 김하성이 진짜 '강한 2번 타자'다.
[김하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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