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생애 최고의 전반기를 보낸 두산 클로저 이형범(25)이 후반기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린다.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두산의 새 일원이 된 이형범은 이제 두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기대치가 불펜 전력에 한 명이 더 가세한 정도였지만 추격조, 필승조를 거쳐 마무리 자리까지 당당히 꿰찼다. 두산에 오기 전 4시즌 39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4.60에 그쳤던 그는 올해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5승 1패 1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1.87의 압도적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최근 잠실에서 만난 이형범은 “이런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게 너무 좋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며 “캠프 때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추격조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 이렇게 된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하루하루가 행복한 이유 속에는 팬들의 넘치는 사랑도 있었다. 이형범은 “팬들이 사인해달라고 자주 찾아오시고 옷도 선물해주신다. 야구장 밖에서 ‘이형범이다’라고 알아봐주시는 팬들도 많다. 내가 조금 알려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역시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사인을 다 해주고 싶다. 약속이 있지 않는 한 웬만하면 다 (사인을) 해드리려고 한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사인을 하고 있다”고 웃었다.
이형범에게 전반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두산의 새 마무리투수답게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낸 6월 2일 수원 KT전을 떠올렸다. 이형범은 “첫 세이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마침 3점 차였고 8회부터 올라 2이닝 세이브를 했다. 세이브를 하고 (박)세혁이 형과 포옹을 한 순간이 많이 떠오른다. 마음 편하게 던지며 2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마무리 보직에도 적응을 마쳤다. 이형범은 “세이브 상황이 아닌 접전 상황에 나간다는 생각을 갖고 등판한다”며 “세이브가 쌓이다보니 나도 모르게 세이브 상황이라는 부담감이 생겨 타자들을 상대하기 어려웠지만 이젠 다시 편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며 편하게 마음을 먹는다”라고 설명했다.
이형범의 후반기 목표는 생애 첫 국가대표 승선과 역시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다. 이형범은 전반기 강렬한 활약에 힘입어 지난 23일 발표된 2019 프리미어12 1차 예비 엔트리 90인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최종 엔트리까지 갈 길이 멀지만 야구를 하면서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달아보지 않았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이형범은 “사실 내가 몇 년 동안 잘한 선수도 아니고, 올해 절반 넘게 조금 잘했는데 뽑혔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국가대표는 모든 선수들이 희망하는 게 아닐까 싶다. 뽑힌다면 나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좋고 또 잘하면 국가에 힘이 될 수 있다. 계속 잘하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지만 생각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형범은 2013년 프로 데뷔 후 가을야구 무대도 밟은 적이 없다. 이전 소속팀 NC가 2014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이형범은 군 복무, 저조한 기량 등으로 인해 인연이 없었다.
이형범은 스프링캠프 룸메이트였던 선배 이현승의 조언을 떠올렸다. 이형범은 “(이)현승 선배님이 한국시리즈(KS) 마운드에 올라 던지는 걸 상상해보라고 하셨다. 모든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그런 장면 말이다”라며 “상상을 하니 동기부여가 확실히 됐다. 한국시리즈에 가서 던질 수 있다면 내 상상이 직접 이뤄지는 것이다.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라고 밝은 미래를 꿈꿨다.
2위 키움을 넘어 다시 SK와 선두 경쟁을 펼쳐야 그만큼 한국시리즈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형범은 “키움과 승차가 벌어졌는데 얼른 순위를 올려서 시즌 막바지 다시 선두 싸움을 했으면 좋겠다”며 “이제 몇 경기 남지 않았다. 버텨야 한다. 올해를 잘 마치고 또 앞으로도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남겼다.
[이형범.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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