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2군에서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KIA 박흥식 감독대행은 지난 30일 인천 SK전에 앞서 유민상(30)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시즌 9번째이자 12일 광주 한화전 이후 18일만의 선발이었다.
유민상은 지난 2일 1군으로 복귀해 12경기 타율 .500 5타점으로 감이 좋았다. 언더투수 공략에 능하다는 강점도 있었다. 전날 상대 선발은 잠수함 박종훈. 그러나 박 대행은 “언더핸드 대비도 있지만 요즘 타격이 괜찮아 좋을 때 기용해보려 한다”라고 유민상의 타격 자체에 주목했다.
박 대행의 유민상 카드는 적중했다. 유민상은 6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1회부터 존재감을 뽐냈다. 0-0으로 맞선 1회초 2사 만루 찬스. 박종훈을 만나 2B1S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4구째 133km 직구를 받아쳐 2타점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타격 과정에서 방망이가 쪼개졌지만 힘을 이용해 타구를 외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이날의 결승타였다. 이어 4회 1사 후에는 3B1S에서 다시 박종훈의 직구를 기술적으로 받아쳐 좌중간 2루타를 치며 5일 광주 LG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유민상은 경기 후 “행운의 안타가 나올 때는 안타가 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오늘(30일) 1회에도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 1회부터 적시타가 나와 기분이 좋았다”고 결승타를 친 소감을 전했다.
서울고-연세대를 나온 유민상은 2012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해 경찰청 복무를 마친 뒤 2015시즌 프로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아마추어 시절부터 인정받은 타격 잠재력을 좀처럼 발휘하지 못했고, 2016년과 2017년 KT를 거쳐 2017년 11월 2차드래프트를 통해 KIA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해에도 1군 31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올해도 유민상은 김주찬의 백업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첫 1군 등록이 5월 14일이었으며 6월 3일 2군으로 내려가 조정 시간을 가진 뒤 지난 2일 1군으로 돌아왔다. 일단 기회는 적지만 경기에 나갈 때마다 제 역할을 해내는 여름이다. 유민상의 시즌 기록은 20경기 타율 .390(41타수 16안타) 9타점 OPS 1.002로 예년과 달리 임팩트가 있다.
유민상은 “2군에서 정성훈 코치님이 내 타격폼을 보고 다리를 들고 여유 있게 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중간에 정 코치님이 1군으로 올라가셨는데 연습을 꾸준히 했고, 이후 김선진 코치님의 조언을 받으며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고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유민상은 개인의 출전 욕심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다. “내가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한 그는 “항상 김주찬 선배의 뒤를 받친다는 생각이다. 주전과 대타의 차이도 없다. 선발로 나가도 찬스에서 꼭 쳐야겠다고 생각하며 또 주자가 없으면 내가 찬스를 만들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KIA 입단 후 외야와 1루를 병행, 수비력에 지장이 있을 법도 했지만 그는 "백업 선수이기 때문에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그래서 외야도 연습한 것"이라며 “그러나 1루 연습도 많이 했다. 실수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유민상은 끝으로 "2군 연습 끝에 올해는 1군을 좋게 시작했다. (백업이지만) 감독님이 내보내주시는 만큼 잘할 자신이 있다"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간절함과 노력을 장착한 유민상이 KIA 타선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민상. 사진 = KIA타이거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