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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한국적인 슈퍼내츄럴 히어로무비를 만들고 싶었어요. 박서준 배우의 뛰어난 액션연기와 결합됐을 때 멋있겠다고 상상했죠.”
김주환 감독은 언제나 선과 악의 싸움에 매료됐다. ‘청년경찰’ 흥행 이후 ‘홀리 유니버스’의 세계관 속에서 악과 대결하며 성장하는 슈퍼내츄럴 히어로 ‘사자’를 구상했다. 그는 전형적인 오컬트 장르와는 다른, 성서에 기반한 히어로무비를 내놓았다.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김 감독은 31일 삼청동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격투기 선수 용후(박서준)가 귀중한 힘을 얻어 히어로가 되는 과정을 그리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어요. 군 장교 시절에 자다가 가위에 눌린 경험이 많았죠. 자고 있는데 누군가 귓속말로 ‘얘 데려갈까’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찌나 무서웠던지. 그런데 몸이 안 움직이니까 더 공포스러웠어요. 가슴 위에 호랑이와 할머니가 붙어 있기도 했고요. 기존 영화를 참고하지 않고, 개인적 체험을 영화에 많이 녹여냈어요.”
그는 성서의 구마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영화 속 등장하는 인물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표현했다. 라파엘 그림 속 어떤 아이는 근육질의 몸을 갖고 있으면서도 눈이 뒤집혀 있었다. 분명 악마에 사로잡힌 것이라고 생각해 영화에서도 최대한 가깝게 표현했다. 안성기는 실제 라틴어로 구마 의식을 연기했다. 영적 세계를 다루면서도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
‘청년경찰’에서도 알 수 있듯, 김 감독은 버디무비에 능하다. ‘사자’ 역시 박서준과 안성기의 절묘한 케미가 극적 재미를 높인다. 믿음의 문제를 놓고 갈등을 하다 점점 안 신부를 이해하게 되고, 결국 힘을 합쳐 악의 세력과 한판 대결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긴장감을 이완시켜주는 유머스러운 장면이 폭소를 유발한다.
“두 사람이 만나 의기투합하면 이야기가 더 재밌어요. 차기작 ‘멍뭉이’는 저예산영화인데, 여기서도 최우식, 공명이 나오죠(웃음). 남자와 여자의 버디무비도 언젠가 만들고 싶어요.”
‘사자’의 최대 볼거리 중 하나는 판타지 액션이다. 영적 세계를 표현하면서도 실감나는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 어느 장면은 컷을 나누지 않고 원테이크로 찍기도 했다. 박서준과 우도환의 지하 액션신은 타이트하게 맞붙는 실전 감각을 담아냈다. 한국적인 슈퍼내츄럴 히어로 무비의 장점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장면이다.
“히어로를 다루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는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저는 휴머니즘이 스토리텔링의 심장이라고 생각해요. ‘청년경찰’도 누군가를 구해주는 이야기였잖아요. ‘사자’ 역시 악마에 의해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해줍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에 끌리는 것 같아요. 1편이 잘되면, 2편에서 더 멋진 슈퍼내추럴 히어로를 보여드릴게요.”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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