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저도 예전에 한번 그랬어요."
키움은 30일 잠실 LG전서 4-2로 이겼다. 그런데 9회말 살짝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마무리 오주원이 2아웃을 잡은 상황.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카를로스 페게로가 타석에 들어섰다. 페게로의 타구가 좌익수 이정후에게 향했다.
짧은 타구였고, 잘 맞지도 않았다. 이정후가 앞으로 달려왔으나 낙구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결국 타구는 그라운드에 뚝 떨어졌다. 기록원은 이정후에게 실책을 줬다. 이후 오주원이 채은성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경기종료.
장정석 감독은 3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바람이 불어서 그랬을 것이다.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정후는 1사 후 김현수의 타구를 기가 막히게 슬라이딩해서 걷어냈다. 실력이 떨어져서, 혹은 경기를 끝내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까. 아니다.
장 감독은 과거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그는 "프로 입단 후 2~3년차 시절이었다. 1997년인가 1998년이었다. 대구에서 삼성과 경기를 하는데 아웃카운트 1개만 잡으면 이기는 상황이었다. 양준혁 선배(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타구가 나에게 왔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바람이 많이 불더니 놓치고 말았다"라고 돌아봤다.
이정후와 똑같은 경험을 했던 셈이다. 장 감독은 "그때는 경기가 끝나면 '딩동댕동'하고 시그널이 나오는 시절이었다. 그 음악까지 나왔는데 공을 놓쳤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이겼으니 됐다. 그때도 실수를 했지만, 팀은 이겼다"라고 말했다.
역시 야구는 자연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스포츠다. 외야수는 항상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장정석 감독과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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