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신중한 접근, 조상우 피로도 철저히 관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나와 투수코치, 전력분석팀장이 공감해서 하는 것이다."

키움 조상우는 1일 잠실 LG전서 5-3으로 앞선 6회말 2사 1,2루서 등판했다. 정주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투구수는 단 6개. 그런데 7회말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는 조상우가 아닌 김상수였다. 결과적으로 이 투수교체는 실패했다. 김상수가 ⅔이닝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기 때문. 그날 키움은 LG에 5-11로 역전패했다.

결과론이지만, 김상수 대신 조상우를 좀 더 끌고 가면 어땠을까. 장 감독은 3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자신의 투수운용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나 조상우를 7회 시작과 함께 기용하지 않은 건 후회하지 않았다.

장 감독은 시즌 초반 필승계투조를 되도록 이닝 중간, 특히 주자가 있는 상황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했다. "위기에서 등판해 그 이닝을 잘 마무리한 구원투수가 그 다음 이닝까지 잘 막은 사례가 드물다"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매 경기 필승계투조를 1이닝씩, 이닝과 이닝 사이마다 기용하는 건 쉽지 않았다. 야구는 감독의 구상대로 풀리지 않는다. 개개인의 부상 이슈 혹은 컨디션 변화에 시시각각 변하는 팀 상황까지. 장 감독 역시 자신의 말을 뒤집고 종종 이닝 중간에 필승계투조를 투입했다. 그 다음이닝까지 맡기기도 했다.

하지만, 장 감독이 원칙을 완전히 깬 건 아니다. "지금도 되도록 구원투수들을 이닝 중간에 투입하지 않으려고 하고, 위기서 등판해 잘 막은 투수를 그 다음 이닝 시작과 함께 넣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조상우에겐 더 조심스럽다. 어깨 통증으로 1달간 쉬다 돌아왔다. 장 감독은 "투수가 쉽게 다치는 부위가 아니라고 들었다. 깜짝 놀랐다. 중요한 투수다. 되도록 1이닝 넘게 기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단 1타자만 상대했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주자 없는 상황보다) 피로도가 높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이닝과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점수차, 주자 상황, 경기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등판 직전 불펜투구 개수까지 감안한다. 장 감독은 "전력분석팀장이 작성한 투수들 피로도를 보면 그렇다. 타이트한 상황서 공을 적게 던진 투수가 개수가 많은 투수보다 피로도가 높다고 나와있다"라고 설명했다.

조상우, 김상수, 한현희는 필승계투조 핵심이다. 이들이 아니더라도 양현, 윤영삼, 김성민 등 필승계투조로 기용 가능한 불펜 투수들이 있다. 안우진도 어깨 통증을 털고 돌아오면 불펜투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굳이 어깨 부상이 있었던 투수에게 피로도를 높일 이유가 없다.

페넌트레이스 뿐 아니라 포스트시즌까지 내다본 조치다. 장 감독은 "포스트시즌 피로도는 정규시즌보다 더 높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나와 투수코치, 전력분석팀장이 공감해서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조상우는 28경기서 29⅓이닝 동안 428개의 공을 던졌다. 단순 수치상 그렇게 많이 던진 건 아니다. 6월 8일 잠실 두산전 이후 부상으로 약 1달간 쉬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시즌 내내 철저한 관리를 받는다는 증거다.

[조상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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