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윤욱재 기자] LG 외국인타자 카를로스 페게로(32)는 7일 광주 KIA전에서 희귀한 장면 하나를 연출했다. 1회초 무사 만루 찬스에서 김기훈의 원바운드성 투구를 때려 중전 적시타를 터뜨린 것이다. 본인도 멋쩍은 듯 웃음을 지었다.
LG가 페게로에게 기대하는 1순위는 단연 장타다. 페게로는 12경기에 나서 타율 .273 6타점으로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문제는 장타가 1개도 터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안타 12개가 모두 단타라 장타율도 타율과 같은 .273를 기록 중이다. 시원시원한 타구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비록 장타는 없지만 출루율은 .373로 타율보다 1할이 높고 4할대에 육박하고 있다. 만약 이런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타순 변화도 고려할 수 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페게로를 2번타자로 기용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페게로가 일본프로야구 시절 2번타자로 자주 나왔던 선수임을 잘 알고 있다. 마침 2번타자로 주로 나온 오지환과 정주현의 타격 부진이 길어지면서 2번 타순을 재정비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물론 딜레마는 있다. 중심타선의 약화가 그것이다. 페게로를 테이블세터로 활용한다면 부상 복귀 후 4할 타율의 맹타를 휘둘렀던 박용택을 중심타선에 포진하는 그림도 그릴 수 있겠지만 지금 박용택은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하지만 페게로가 장타 생산력이 떨어지고 출루 능력만 선보인다면 타순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LG는 박용택의 부상 이탈로 인해 다시 지명타자 자리를 로테이션화한다. 7일 KIA전에서는 채은성이 지명타자로 나섰다. 류중일 LG 감독은 "지명타자는 한번씩 돌아가면서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1루 수비 경험이 거의 없는 페게로에게는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 또한 필요하다. 지명타자 로테이션에 페게로도 들어갈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류 감독은 "페게로도 지명타자로 들어갈 수 있다"라면서 "만약 페게로가 외야수로 나서면 김현수를 1루수로 내세울 수 있다"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LG는 어떻게든 페게로를 1루수로 활용할 것이지만 이따금씩 지명타자나 외야수로 기용하면서 페게로의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변화를 택해서라도 '페게로 살리기'에 나서려는 LG의 마음을 페게로가 얼마나 알아 차리고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페게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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