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81. 키움이 기억해야 할 숫자다.
팀 실책 숫자가 그 팀의 수비력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건 아니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다 어쩔 수 없이 나온 실책이 있다. 심지어 실책 이후 호수비와 맹타로 팀을 승리로 이끈 선수도 나온다. 승부가 갈린 상황서 발생한 실책도 있다.
그래도 실책은 실책이다. 실책을 줄이는 건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에 반격의 빌미를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책 하나를 하면 그만큼 투수, 동료 야수들의 에너지 소모가 늘어난다. 야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실책을 최소화하는 게 맞다. KBO리그 37년 역사상 수비 안정감 없이 가을의 주인공이 된 팀은 없었다. 투고타저로 돌아선 올 시즌, 수비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점에서 2위 키움의 최다실책 3위는 두산과의 2위 다툼, 나아가 포스트시즌서 팀을 괴롭힐 수 있는 잠재적 불안요소다. 최근 키움 경기를 보면 화려한 호수비와 실책이 동시에 나온다. 물론 실책에 의한 데미지를 타선과 불펜의 힘으로 메우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3일 고척 KT전처럼 타선이 고전할 때 3개의 실책은 뼈 아팠다. 11일 고척 두산전서는 1회 2루수 서건창과 투수 에릭 요키시의 실책이 선제 6실점으로 이어졌다. 상대 선발이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라는 걸 감안할 때 뼈 아팠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야수의 아쉬운 대처도 있었다. 4일 고척 KT전 1회초 멜 로하스 주니어의 3루타는 우익수 제리 샌즈의 바운드 계산이 아쉬웠다. 재빨리 대처하지 못해 타구를 뒤로 흘렸다. 깔끔하게 대처했다면 2루타로 막을 수도 있었다. 9일 고척 SK전 5회초 1사 3루서 최정의 1타점 좌전적시타 역시 송성문이 라인드라이브로 걷어낼 수도 있었다. 11일 두산전 역시 1회초 무사 2루서 정수빈의 내야안타는 서건창의 실책성 플레이가 투영됐다.
키움은 올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거의 대부분 야수에게 더블포지션을 준비시켰다. 장정석 감독은 수 차례 홍원기 수비코치의 지도력에 박수를 보냈다. 그 결과 장 감독은 전반기 중반까지 지명타자 로테이션과 더블포지션을 활용, 개개인의 에너지를 안배하며 뎁스의 힘을 극대화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현재 키움 수비력이 불안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선두 SK와 3위 두산보다 확실히 낫다고 보기도 어렵다. 강한 투수가 줄줄이 나오는 포스트시즌서 공격력으로 실책에 의한 데미지를 커버하는 건 쉽지 않다.
코칭스태프의 전략이 틀린 건 아니다. 더블포지션과 지명타자 로테이션은 144경기 체제서 필요하다. 다만, 디테일에 대해 고민할 시기는 됐다. 키움이 장기적으로 강팀으로 군림하느냐 반짝 돌풍에 그치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장정석 감독은 "한번씩 프로답지 못한 플레이가 나온다. 사람이니 실수도 나온다. 그러나 실수를 해도 이해할 수 있는 실수를 해야 한다. 좀 더 집중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수비코치와 선수들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키움 벤치(위), 서건창(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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