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어린 손자가 어르신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는 모습은 드라마에서 화목한 가족을 나타낼 때 종종 사용되었다. 노인들의 '어깨가 쑤신다'는 멘트는 마치 '안녕'과 같은 인사말처럼 늘 입에 붙어 있는 소리라고 여긴다. 어깨가 아픈 당사자들 역시 '나이가 들어서 아픈거지', '그냥 오십견이야'라며 어깨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 흰머리가 생기는 것처럼 어깨통증 역시 당연하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십견 앞에 붙은 '그냥'이라는 부사도 오십견을 마치 재채기처럼 가볍게 여기는 느낌이다.
그냥 오십견이라고 치부할 만큼 오십견은 간단한 질환일까?
오십견의 원래 이름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어깨 관절 주변에 어깨가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윤활류를 분비하는 점액낭이라는 주머니가 있는데, 노화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윤활 작용이 잘 일어나지 않으면 점액낭이 굳어버리고 유착이 발생하는 등 어깨가 뻣뻣해 지는 것이다.
오십견은 주로 노화에 따른 어깨 관절 주변 조직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하지만 부상이나 어깨를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목디스크 같은 경추 질환의 문제로 인해 어깨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고혈압, 당뇨, 갑상선 질환 등 내분비계 이상이 영향을 주기도 하며, 별다른 이유 없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중랑구 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류호동 원장은 "단순한 오십견이라면 물리치료나 운동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며, 관절막의 염증을 완화해주는 주사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라며 "통증이 심하거나 만성적인 경우에는 관절내시경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니 일단 어깨 통증 때문에 생활이 불편하고 괴롭다면 그냥 두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오십견이 생기면 먼저 통증이 발생한다. 팔을 앞이나 옆으로 들어올릴 때 통증이 있고 증상이 심해지면 아픈 어깨 방향으로 돌아누워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하다. 팔의 가동범위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팔을 들어 옷을 입거나, 선반의 물건을 꺼내거나, 머리를 감는 일 등 사소한 일상생활의 행동들을 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
오십견을 그냥 오십견으로 치부하고 파스나 찜질 등으로 견디어 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회전근개파열이나 여타 어깨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치료시기를 놓치고 상태가 더욱 악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석희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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