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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 13년 진행을 하면서 이제 엔딩 대사는 직접 쓰기도 해요."
4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감독 손용호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관련 인터뷰에는 배우 김상중이 참석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경찰 비리와 미제 사건들을 더 나쁜 놈들로 풀어나간다는 '나쁜 녀석들'의 오구탁 반장 역을 맡아, 드라마에 이어 활약한다. 특히 SBS 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의 지난 13년 간 대표 진행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는, 프로그램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알'에 나오는 미제 사건들이 있었는데 '나쁜 녀석들'을 통해 풀고 싶은 사건이 정말 많았어요. 지난 번에 고유정 사건을 놓고, 13년 동안 진행하면서 가장 워스트(worst)한 사건이라고 생각했어요. 방송에 표현하지 못했던 것도 있었어요. 수많은 사건을 해왔지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범죄자는 처음이었어요."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통해 친분을 쌓은 마동석과는 촬영장에서도 '그알'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밝혔다. 지난 영화 '범죄도시', '악인전' 등 여러 범죄 사건들을 다룬 영화에 출연하고 제작 단계부터 함께 한 마동석은 평소에도 '그알'의 마니아로 알려졌다.
최근 '그알'의 가장 큰 이슈는 故 김성재 편에 대한 법원의 방송금지 가처분 인용이었다. 청원 운동으로 번졌고, 2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청원운동에 동참하면서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게 된 상황이다.
"불방 됐을 때 아쉬움이 컸었죠. 그래도 청원이 20만 명이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방송을 내라고 할 수는 없는 거예요. 국민들의 알 권리가 더 크다고 해서 알리자는 취지였어요. 그게 조금 재판부에서 받아들이는 입장이 달랐던 모양이에요. 제작진이 5개월 전부터 취재를 시작했었어요."
김상중은 '그알'에 큰 애정과 관심을 쏟는 모습이 취재진에게 느껴질 정도로 각각의 사건들에 가슴 아파하고 진지한 모습이었다. 또, 질문과 동시에 자신의 생각을 바로 표현했다.
"'그알'이 제가 하기 전만 해도 진행자 '누구누구의 그것이 알고싶다'로 나갔어요. 그런데 제가 했을 때부터는 제 이름을 빼고 '그것이 알고싶다'였어요. 훗날 제 이름을 걸고 할 수 있을 때 그걸 넣겠다고 생각했어요. 늘 진화하려고 하고, 현장에 나가자고 해요. 늘 짜여진 것 말고 직접 추적하고 싶어서요. 그래서 가장 신경 쓰는게 엔딩 멘트예요. 제가 만들기도 하고 의논해서 하기도 해요."
그는 자신의 유행어가 돼버린 "그런데 말입니다"의 탄생 비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시청자들에게 '공손하게' 표현하기 위한 진행자로서의 고민이 담겨있었다.
"'그알'은 똑똑한 사람, 사회 지도층만 보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어린 아이도 쉽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그래서 다양한 설명이 필요하고, 그 안에서 사건의 전환이 되는 부분에서 '그런데'라는 표현이 사용되어야 하죠. 해봤는데 너무 공손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데요'라고 하다가 '그런데 말입니다'라고 했을 때 공손하고 긴장감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시작이 된 게 하나의 유행이 된 거죠. '그런데 말입니다'는 제가 만들었어요."
김상중을 시작으로 후배 배우들이 사회 고발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용기를 내 활동하고 있다. 그에게 자신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후배들을 바라보는 생각을 물었다.
"좋죠. 저도 13년째 하고 있지만 제가 언제까지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를 이어서 더 훌륭한 진행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탐사 보도 프로그램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쉬운 건, '그알'이 갖고 있는 오랜 기간동안의 우위점이 있어서, 다른 프로그램이 길게 못가는 아쉬움이 있는데 배우들이 이쪽으로 오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고 추천해요."
그는 지난 30년 간 배우 활동을 하면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공인이 아닌 유명인일 뿐"이라며 이미 많은 장점을 누리고 있는 직업에서 술을 마시면 흐트러지기 때문이라고 소신을 전했다.
"
예전에는 연예인이라는 말을 싫어했어요. 왜인지 연예인이라는 말은 품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주 자신있게 연예인이라고 절 소개해요. 그 안에는 배우도 있고, 가수도 있잖아요. 많은 어드밴티지를 받았어요. 공인도 아니면서, 우리는 공인이 아니라 유명인인데도 그렇게 받는 것들이 고맙죠. 그들이 일반 사람들에 비해 혜택을 받고 있는데, 책임감이 있어야하지 않겠나 싶어요."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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