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파격적인 전술 실험을 가동했다. 하지만 현실은 게임과 달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바샥셰히르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 조지아와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오는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앞두고 최종 담금질에 나선 한국은 전반 39분 수비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지만, 교체로 들어온 황의조가 멀티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다시 후반 막판 실점하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벤투 감독이 과감한 전술을 꺼냈다. 스리백을 바탕으로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눈에 띄는 건 이강인의 ‘공격형 미드필더’ 포진과 황희찬의 ‘윙백’ 배치였다. 여기에 백승호가 사실상 원 홀딩 역할을 맡으면서 포메이션은 3-1-4-2에 더 가까웠다.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벤투 감독에겐 파격적인 실험이다. 어쩌면, 그동안 감독보다 팬들이 더 원한 베스트11이기도 하다. 실제로 선발 명단 발표 후 네티즌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축구 팬들은 이강인에서 시작된 패스가 손흥민의 슈팅으로 마무리 되길 희망했다. 실제로 전반 12분 상상이 현실이 될 뻔 했다. 이강인이 탈압박으로 수비를 벗겨낸 뒤 연결한 패스가 김진수와 손흥민을 거쳐 권창훈의 슈팅 과정으로 이어졌다.
전반 15분에는 더 만화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이강인의 왼발 크로스가 반대편의 손흥민에게 향했고, 손흥민이 환상적인 볼 터치 후 왼발 터닝 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지만, 벤투호는 아니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는 나빴다. 지나치게 파격적인 전술 변화에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안정감을 찾았지만, 비대칭 스리백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고 보긴 어렵다.
‘윙백’ 황희찬은 자신의 장점인 폭발적인 드리블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고, 이강인의 ‘킬패스’도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했다. 또한 ‘캡틴’ 손흥민의 슈팅도 자주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투 감독이 파격적인 전술을 감행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뭐든지 해봐야 그것이 실현 가능한지 알 수 있다. 정정용 감독도 이강인을 여러 위치에 두고서야 제대로 된 활용법을 찾았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는 나빴지만, 그걸 확인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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